<한국경제신문>많은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고질적인 병폐로 소위 3연(緣)이라고 하는 학연·혈연·지연을 거론한다. 세간에서는 이 연을 '빽' 또는 '줄'이라 일컫는데 그 부작용은 적지않은 게 사실이다.

지금은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취직이나 승진,입찰,새 사업 진출 등에 연줄이 작용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렇다 보니 잘못되는 모든 일을 자신의 능력부족으로 돌리기보다는 타인 및 주위환경의 탓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앞으로 자신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인은 연줄이 아니라,더불어 사는 '공존능력'을 키우는 것이 사회에서의 성공지름길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한다.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위하는 생활이 마침내 자신의 발전을 가져온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인 것이다. 다름아닌 요즘 얘기되는 공존지수,즉 'NQ(Network Quotient)'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NQ는 처세술과는 다르다. 처세술이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면,NQ는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한 도구이며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가늠하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NQ에서는 적극적인 봉사활동과 다른 사람을 위한 기도,신세진 사람에게 잊지않고 전화하는 일 등을 강조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남을 배려한다는 점에서 NQ는 '행복지수'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NQ는 "나만 잘하면 성공한다"는 식이 아니라 "너와 나 우리 모두가 잘되는 것이 진정 성공하는 것"이라는 21세기 네트워크시대의 정신이 기저에 깔려 있다. 순전히 개인의 능력만이 강조되는 IQ(지능지수)와 EQ(감성지수)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결국 네트워크 시대엔,자신의 몸을 낮춰 형성된 인맥으로 유용한 정보를 얻고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야 한다는 것인데 성공조건의 새로운 접근으로 평가할 만하다. NQ는 자신의 노력과 성실성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어서,동창회니 향우회니 하는 기존의 패가르기식 이기주의와는 근본적으로 달라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서는 것 같다.(박영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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