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평화공원 조성으로 기존시설물 연쇄적 철거
축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석연찮은 개보수공사

충주시민들의 여가선용과 휴식공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던 탄금체육공원이 각종 공사로 인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몸살을 앓고 있다.

수년째 아이들과 저녁마다 탄금체육공원을 찾아 인라인스케이트를 같이 타며 놀아주던 회사원 A씨는 “너무 갑작스럽게 한꺼번에 공사가 진행되다보니 마치 신도시를 짓는 것 같다. 만든지 몇 년 되지도 않은 시설물들이 너무 짧은 기간 만에 파헤쳐지는 것을 보면 예산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당혹스러워했다.

▲ 테니스장 신축조성으로 파헤쳐진 쓰레기더미들. 현재는 악취와 미관을 고려해 차단막으로 덮여있다.
▲ 탄금축구장. 천연구장을 인조구장으로 바꾸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체육시설물이 밀집해 체육동호인 등 많은 시민들이 애용해 오던 탄금체육공원은 축구장, 테니스장, 인라인스케이트장을 비롯해 시민의광장 등이 개보수공사로 인해 시민들로부터 멀어졌고 각종 민원도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체육공원 단지를 신규조성하고 있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로 이곳저곳을 개보수하게 된 원인은 UN평화공원 조성사업에 따른 여파다.

기존의 테니스장과 인라인스케이트장이 UN평화공원 조성예정지로 편입되어 이전이 불가피했으며, 탄금축구장 또한 석연찮은 이유로 인조잔디구장으로 개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탄금축구장의 경우 천연잔디구장으로 2002 월드컵 당시 많은 출전국들이 연습구장으로 관심을 가졌을 정도로 훌륭한 시설물로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인조잔디구장으로 바뀌게 된다.

충주시는 ‘천연잔디라 관리의 어려움이 따랐고 많은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단점들이 있어 지역축구협회인들의 요청에 따라 기존의 천연잔디구장을 허물고 2개의 인조잔디구장으로 신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조잔디 구장 역시 관리가 뒤따르지 않으면 안전사고의 우려와 경기력 저하등 천연잔디 구장보다 단점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 전문 축구인들의 견해다.

20여년이 넘도록 조기축구를 해 온 칠금동 주민 B씨는 “A매치 경기 어디도 인조잔디구장에서 치러지지 않는 현실을 보면 거꾸로 가는 처사이며, 1개면이라도 천연잔디를 깔아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이 공사는 국도비 50% 시비 50% 총 26억원이 투자되었으며 올 9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탄금테니스장은 현재 2개소에 22개면이 테니스협회와 정구협회에 의해 활용되고 있지만, 그중 UN평화공원 조성예정지에 있는 A코트 10개면을 대체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이전 예정지는 칠금동 442번지 일대로 과거 충주시 쓰레기매립장이었던 곳이다. 시는 이 일대 1만3000여㎡를 작년 7월 사들여 지난 5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쓰레기매립장에 복토된 흙은 겨우 50cm~1m정도에 불과해 지반공사가 필요한데다 이 과정에서 불법매립된 폐콘크리트, 폐타이어를 비롯한 산업폐기물들이 돌출되어 처리를 위한 추가예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수관거 공사를 위해 파낸 각종 쓰레기더미들이 며칠간 방치되어 악취를 유발하고 미관을 헤쳐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사기도 했다.

칠금동 주민 C씨는 “작년부터 이곳저곳에서 영문도 모르는 공사가 진행되었다. 소음도 소음이지만 수십년째 쓰레기매립장 악취로 고통을 받아왔는데, 올 여름은 유독 더 심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충분히 주민설명회를 거치지 못했단 얘기다.

약한 지반위에 조성되는 시설물이라 이후 균열 등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잦은 재보수 공사가 뒤따를 우려도 있다. 현재 같은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민의광장 인라인스케이트장 개보수 공사의 예가 그것이다. 7년전 쓰레기매립장 위에 조성했지만 바닥에 균열이 발생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산업폐기물이 재매립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하고 균열발생이 따르지 않도록 설계에 재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조성될 탄금테니스장은 연면적 300㎡의 관리동을 포함해 10개면의 테니스코트가 새로 들어서게 되며 인라인스케이트장과 함께 올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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