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의 지지도가 급기야 10%대로 떨어졌다. 내일신문이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노대통령은 16.5%의 지지에 머물렀다.    어차피 여론조사의 수치는 조사 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지만 노대통령의 10% 대 지지지율은 근자의 역대 대통령중에서 , 그리고 취임후 단기간에 나타난 유일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반응 역시 매우 민감하다.

 급기야 노대통령은  10일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받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최측근이었던 최도술의 SK비자금 수수 의혹과 맞물린 시점이어서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노대통령의 지지도가 수직낙하하는 것은 그런대로 이해할 수 있지만, 재신임 받겠다고  천명한 것은 기자에게도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불과 1년도 안된 시점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자체가 어쨌든 불행한 일이다.  노대통령의 재신임 카드가 특유의 '노무현식'  돌파구가 될지 아니면  오히려 발목을 잡는 수렁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정작  걱정되는 것은 노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이 몰고 올 향후 정쟁이다.  지금까지도 지겨운데 또 여야간 끝간데없는 이전투구를 지켜볼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기 그지없다.

 노무현대통령의 국민지지도 추락은 역발상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매우 긍정적이다. 노대통령 스스로 제왕적 대통령을 탈피해 분권형정권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입장이라 지금의 현상은 이런 약속을 위한 과정일 수도 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현상, 다시 말해 국론이 분열되고, 대통령의 권위가 안 서고, 국가기관의 영이 안 서는 것은 뒤집어 생각하면 우리가 과거 50여년 동안 목말라했던 것들이 아닌가. 

  대통령의 한마디에 하루아침에 국가정책이 뒤바뀌고,  국가의 모든 현안에 대해 무조건 대통령만 바라보게 하는 과거의 제왕적 통치문화는 이젠 분명히 사라지고 있다.  이런 마당에 노대통령의 지지도 추락은 차라리 잘된 일이고, 국민들은 이를 즐겨야 할 판에 또 '권위'에 매달리려는 속성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노대통령의 결단부재를 지적하며 지금의 사회적 혼란을 질책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 파병문제에 대해선 찬반 양쪽이 모두 대통령의결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대통령의 결단은 국민적 수용이 전제되지 않는한 절대 힘을 싣지 못한다.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반대세력과 보수 언론들이 어디 한번이나 대통령의 결정과 의사를 존중했는지 묻고 싶다. 

 안 된 얘기이지만 노무현대통령의 지지도는 지금보다 더 추락할 필요가 있다.  더 심하게 말해 대통령의 존재가 국민들의 의식속에서좀더 멀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와 운신 하나 하나에 국가의 정체성이 흔들거리는 나약한 모습은 더 이상 안 보았으면 한다.

 노대통령의 지지도가 더 떨어져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임기초엔 천문학적인(?)  90%대 지지도를 향유하다가 임기말엔 초라하기 이를데 없는 추한 모습으로 타락하는 대통령을 더 이상 보고싶지 않기 때문이다.  명예로운 퇴진은 커녕 본인은 물론 자식들까지 줄줄이 감옥으로 끌려가고,  집에서  기르던 재조차 경매에 붙여지는 왜곡된 대통령 문화를 차단하기 위해서도 노대통령의 지지도는 더 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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