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장재화 부사장의 눈물어린 노력 화제
이래서 일류기업은 뭐가 달라도 다른 건가.
새해벽두부터 청주산업단지 입주기업들에게서 노사갈등 국면이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평상시 직원들의 신뢰와 마음을 얻기 위한 LG화학 청주공장 경영진의 남다른 노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부임한 이후 1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장재화 부사장의 눈물어린(?) 대(對) 직원 친화노력이 잔잔한 감동과 함께 바람직한 노-사 관계의 모범 사례를 보여주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목요일인 지난 21일 밤 12시 장재화 부사장은 짙은 어둠속에 싸여 있는 회사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퇴근했다가 뒤늦게 집무실을 다시 찾은 장 부사장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뒤 이내 손을 깨끗이 씻고는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보통 300명 안팎에 이르는 야간근무 직원들이 야식을 하는 시간은 밤 12시30분부터 1시30분까지 한시간 남짓.

한밤중 구내식당에서 직접 배식 1년째

장 부사장이 식당에 도착한 때는 야식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그런데 장부사장은 왜 이렇게 뒤늦은 시각에 구내식당을 찾았을까? 직원들과 함께 야식을 먹기 위해? 이런 정도밖에 생각하지 못한다면 분명 상상력이 너무 빈곤하다.
식당에 도착한 장부사장은 식판을 들고 차례를 지키며 줄을 서기 시작한 야간근무 직원들에게 식당의 배식 요원들과 함께 일일이 음식을 떠 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이런 일이 더 이상 낯설거나 부담스럽지 않은 듯 자연스런 모습으로 장 부사장과 가벼운 목례를 나눈 뒤 음식을 받아들고는 식탁으로 속속 향했다.

열린마당 통해 경영정보공유에도 심혈

장재화 LG화학 청주공장 주재 부사장이 지난해 부임이후 1년이 넘도록 매주 목요일(사정에 따라선 금요일) 밤이면 어김없이 실천하고 있는, 직원들을 위한 배식 서비스 광경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2월15일 처음으로 야간근무조 직원들을 위해 장 부사장께서 배식에 나선 지 1년넘게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며 "식당을 찾아 사전 준비를 마치고 배식 서비스를 한 뒤 뒷정리까지 하려면 2시간 가량이 소요되는 이 일을 장부사장이 처음 시작했을 때 '쇼맨쉽 아닌가'하는 일부 직원들의 사시(斜視)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는 모두가 장 부사장의 진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경영진 신뢰와 투명경영 바탕마련

장 부사장은 야간배식 뿐 아니라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낮 점심시간때에는 팀 단위로 자신에게 합류하는 일반 직원들과 함께 식당에 도열, 식사하러 오는 직원들에게 일일이 '반갑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잘해 나갑시다'는 인사말을 건네는 일(?)도 하고 있다. 박종찬 총무팀장은 "식당으로 들어서는 동료 선후배 직원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직장분위기가 더욱 좋아졌다"며 "총무팀의 경우 한달 보름에 한 번 꼴로 부사장님과 함께 참여하는 데 장부사장께서는 이 일을 매주 두차례 꼬박꼬박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사장이 부임한 후 변화한 것은 이 뿐이 아니다. 경영정보를 직원들과 공유함으로써 투명경영의 바탕과 노사간 신뢰회복을 위해 월별로 개최하던 '열린마당'의 횟수를 세차례로 늘린 것이다. 한달에 하루를 잡아 그것도 단 한 번만 개최하던 열린마당을 야간 근무자와 오후 근무자들을 위해 오전 11시 저녁 7시40분 밤 11시에 각각 똑같이 열고 있는 것.
직원과 경영진간 일체감 형성을 위한 이같은 작은 배려를 위해 장 부사장은 열린마당이 열리는 날에는 거의 하루 24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다. 회사측은 그러나 이런 장 부사장의 신선한 경영 스타일에 대해 "크게 자랑할 만하지 않다"고 겸손해 했지만, LG화학 청주공장이 지난해 정기적인 열린마당 이외에도 특별히 정보를 공유할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시로 연 임시 열린마당 행사만해도 10차례에 달했을 정도로 '열린 경영'에 최우선의 심혈을 쏟고 있다.
/ 임철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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