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지숙 icoop청주생활협동조합 이사장

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은 어떤 음식을 먹을까? 몸에 좋은 유기농만 먹을까? 변지숙 icoop청주생활협동조합 이사장(48)이 말했다. “거의 모든 재료를 생협매장에서 사서 해먹는다. 약 20% 정도는 약속이 있어 밖에서 먹고….”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그는 평균 사람보다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 같다.

icoop청주생활협동조합은 ‘윤리적 소비·착한 경제윤리를 이끄는 힘’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회원 공통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한 단체. 그리고 지난해 5월 21일 청주시 금천동에 ‘자연드림’이라는 매장을 내고 조합원 500여명을 확보했다. 이 곳에서는 유기농 식품류뿐 아니라 친환경 생활필수품까지 ‘없는 것 빼고’ 다 판매한다.

그럼 그가 자주 가는 식당은 어디일까? 구법원사거리에서 서운동 쪽으로 50m 방향의 ‘금호식당’(T. 043-253-0429)을 추천했다. 생태찌개로 유명한 곳이다. 국물맛이 시원하고 집에서 끓인 것처럼 자연스런 맛이 난다는 게 추천 이유였다.

하기야 청주사람 중에서 금호식당의 생태찌개를 모르면 좀 과장해서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이 곳은 소문이 나있다. 겉보기에 생태찌개는 특별해 보이지 않았으나 국물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속도 편안했다. 밑반찬으로는 물김치와 무 생채, 콩자반, 콩나물무침, 깻잎, 겉절이 등 간단했지만 집에서 한 것처럼 소박한 맛이 났다.

주인 정계순 씨는 “25년 동안 이 곳에서 식당을 했는데 모두 맛있다고 해서 기분이 참 좋다. 우리 집은 서민부터 기관장까지 누구나 좋아한다. 무, 마늘, 생강 같은 양념을 넉넉하게 넣고 조미료를 가능한한 첨가하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정 씨는 30년을 채우는 게 목표라며 껄껄 웃었다.

변 이사장은 요리솜씨 좋기로 정평이 나있다. 인심이 좋아 주변사람들에게 밥도 잘 해 준다. 초등학교 동창모임, 부영아파트 입주자대표 모임, 생협 관계자 등 한 달이면 3~4번 정도 손님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한다. ‘먹는데서 情이 생긴다’는 게 평소의 지론. “밑반찬 종류를 항상 준비해놓고 찌개와 전 종류 등을 후닥닥 만들면 어렵지 않게 손님을 대접할 수 있다. 손님들이 맛있다고 먹으면 기분좋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럴 때는 넉넉한 큰언니 같다.

80년대 충북민주운동연합에서 재야운동을 시작한 그는 89년 5월 충북여성민우회라는 여성단체를 주도적으로 창립했다. 이후 대표를 끝으로 그만둔 뒤 부영아파트10단지 입주자대표로 활동하다 지난 4월 24일 생협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최근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먹을거리운동이다. 지난 5월에는 ‘자연드림’ 매출액이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서는 기분좋은 일도 있었다.

“생협운동은 단순히 내 밥상 건강하게 하는 게 아니고 농민을 살리고, 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사회혁명이다. 괴산군에 조합원수가 늘어나니 친환경농업을 하는 생산자가 90가구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렇게 확대되다 보면 우리사회 전체가 건강해지는 것”이라는 그는 “유기농제품이 비싸다고 알고 있지만, 조합원이 월 10만원정도 소비하면 조합비를 빼고도 이익이다. 조합원가는 시중가의 20~30%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월 조합비는 1만8000원이다.

변 이사장은 앞으로 생협 마을모임을 활성화해서 자녀교육과 사회이슈에 관한 토론, 음식만들기 등의 실습을 하겠다고 말했다. 의욕이 앞서는 그는 하고 싶은 것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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