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영화관과 청주시내영화관의 현주소
‘엔딩크레딧’운동등 적극적인 영화보기 자세 필요

“우리 영화 한편 보자”라는 말이 유행어가 돼버렸다. 소위 대박난 영화를 놓치면 두고두고 나오는 대화에서 외톨이가 되기 일쑤이고, 요즘은 신세대도 쉰세대도 뜨는 영화줄거리, 영화카피정도는 어느정도 꿰고 있으니 그야말로 디지털영상세대에 영화란 물고기가 물만난 격이다.
이와같이 영화인구의 증가만큼 변한곳이 있다면 바로 ‘영화관’이다. 단순히 영화를 보여주는 곳의 의미를 넘어 영화관은 이제 ‘복합문화공간’의 타이틀을 얻어가고 있다. 이런 영화관들은 일명 ‘멀티플렉스’로 불리며 5개이상의 상영관, 스크린과 영사시스템이 통합적으로 이뤄지고
까페, 게임장, 식당가, 의류점포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관계자들은 멀티플렉스의 스크린 수가 올 연말까지 270여개를 돌파, 전체 스크린의 30%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곳곳에 밀어닥친 ‘멀티 바람’이 영화관에도 불어 스크린 하나의 재래영화관들은 대형할인점에 밀린 동네슈퍼처럼 돼버린 셈이다.

청주시내 영화관, 이것이 문제

청주시내영화관은 총 22개관(스크린수)으로 쥬네쓰시네마(8개관), 키노피아(4개관), 신씨네마(2개관), 메가폴리스(2개관), 중앙극장, 수정아트홀, 스크린, 씨네월드, 청주 극장이 있다. 충주에 2개, 제천에 4개의 영화관이 있고 문의 영화마을(청원군소재 자동차전용극장)이 있다.
키노피아와 쥬네쓰 시네마는 멀티플렉스로서, 쥬네쓰시네마는 올 6월경에 6개관을 증축, 24개관을 선보일 계획을 가져 귀추가 주목된다.
‘멀티플렉스’의 장점이라 하면 음향시설이 뛰어 나고, 고객을 위한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비교적 청결하고 서비스도 좋다. 또한 다양한 부대시설들은 관객을 흡입, 지정좌석제, 인터넷예매 (ARS예매)로 관객들의 편리를 돕는다. 지정좌석제의 경우 일부 재래영화관들에서 있었던 ‘표돌리기’ 관행을 깨고 투명성을 확보했다.
그러나 멀티플렉스의 스크린수가 늘어난다고 해도 개봉되는 영화의 수가 얼마만큼 비례할 지는 의문이다. 멀티플렉스화는 영화관끼리의 ‘제살깎기’로 흘러갈 양산도 커 보인다.
청주시내 영화관들이 시설적인 측면에서 법규상 적합하게 갖추고 있더라고 관객이 느끼는 불편한 점들은 많다. 먼저 주차공간부족과 영화관 청결문제. 편의시설인 흡연실이나 화장실등의 청결또한 문제로 꼽았다. 영화관측은 청결을 위해서 ‘음식물반입금지’를 하고 있다지만, 실질적으로는 영화관내에서 산 음식은 반입, 외부에서 산 음식은 반입금지이다. 매점에서 파는 먹거리들은 포장용기만 다를뿐 같은 내용물에 돈을 더 얹져주고 사는 실정이다.
청주시내 극장 중 처음 장애인 시설을 갖춘 곳은 중앙극장이었다. 그 이후 신설영화관들은 화장실과 통로에 장애인 시설을 마련했지만, 아직까지 장애인전용석을 갖춘 영화관은 없다. 허가 감독기관도 미비한 법규정을 강화하고 장애인 시설 확충을 위한 지도감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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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으로 영화보기
적극적으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관계자들은 우리가 보는 영화는 ‘빙산의 일부분’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대부분 흥행작 개봉작 위주로 영화를 만나게 되는 관객들은 지금 ‘편식’을 하고 있는 셈.
수동적인 입장에 처하기 쉬운 관객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갖는다는 것은 노력이 가미된 영화보기가 아닐까 한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접하면서 영화비판능력을 키우는 일도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 중심엔 영화와 관객이 처음 만나는 곳인 영화관을 빼놓고는 설명힐 수 없다.
청주의 영화관들이 모두 멀티플렉스화 된다고 해도 자본주의 논리속에서 얼마만큼 다양한 장르의 멀티를 보여줄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오직 극장주의 깨어있는 마인드를 기대해 볼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관객과 영화가 만나는 장소이자, 또한 많은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문화를 읽는 것은 가장 쉬운 접근방식일 것입니다” 이번에 대학원 졸업논문으로 ‘해방전 조선영화극장사 고찰’을 낸 이용남(31·한서대시간강사)씨는 더욱 영화관에 대해서 할 이야기 가 많다.
“아직까지 면단위에는 영화관이 없다. 3시간을 차를 타고 나와서 영화를 보아야 할 실정이다. 과거 1년이 지난다음 헐리웃 영화를 보았던 우리들과 같은 셈이다.”라고 말하는 이씨는 멀티플렉스영화관에서 대해서는 “청주는 마치 아이쇼핑의 마지막코스처럼 되어있다. 진정한 멀티플렉스는 그 공간이 영화를 위한 멀티가 되어야 한다. 가령 영화에 관한 정보가 있는 까페, 명작 비디오 상영관, 영화동호인들이 만날 수 있는 세미나실등이 갖춰진 멀티 플렉스가 된다면 구인구직, 또한 작품생산의 많은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재래시장 영화관들은 ‘전용관’의 형태로 변해야 한다고 한다며 애니매이션, 단편영화, 다큐멘타리영화등의 전용관으로 거듭나 독특한 색깔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런 영화관의 특성화 다각화도 중요하겠지만, 영화를 보는 우리의 시각도 바꿔야 할 것이다.
가령 ‘엔딩크레딧’문제를 생각해 보자. 엔딩크레딧이란 영화의 마지막 자막부분을 컷트하는 것을 말한다. 독립프로덕션 ‘빨간눈사람’에서는 빨간극장운동이라하여 ‘엔딩크레딧’운동을 전개했었는데, “엔딩장면을 보지 못하는 것은 영화를 99%본것과 같다. 나머지 1%에 대해 권리를 주장하자”며 영화환불받기 운동을 펼친 것이다.
청주시내 영화관들도 거의‘엔딩크레딧’을 지키지 않고 있다.
영화관을 찾은 우리들도 영화가 끝날때쯤부터 서둘러 가방을 챙기는 분주함이 아닌 엔딩을 끝까지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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