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갱신안 교섭 무산…서울 이어 두번째

<한겨레신문>충북도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 등 충북지역 교원노조가 맺은 단체협약이 효력 상실돼 사라지면서 충북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충북교육청은 충북 교원노조와 2007년 맺은 단체협약 81조 333항 가운데 학교인사자문위원회 구성·운영 등 30건을 삭제하고 2건을 수정하자는 갱신 요구안을 지난해 10월27일 교원노조에 전달했다. 교원노조는 11월25일 “집행부 교체시기로 준비기간이 필요하니 예비 교섭을 진행하자”는 공문을 보냈지만, 교육청은 12월29일 단협 해지를 통보했다.

이어 해지 통보 6개월이 지난 28일 자정까지 교원노조가 단체협약 갱신에 응하지 않으면서 단체협약 효력이 상실됐다. 단체협약이 ‘실효’된 것은 서울시교육청에 이어 두 번째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성명을 내어 “단체협약은 성취도 평가 개선, 교육 예산 편성·운영의 합리화, 학교 행사 학생 동원 배제 등 학생·학부모의 교육권을 지켜내는 울타리”라며 “단협의 실효는 학생·학부모 등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 학교정책과 최성식씨는 “단체협약이 실효돼도 근로조건·임금·후생복지 등은 법에 따라 존중된다”며 “교원노조들이 단일안을 가져오면 언제든지 협약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약 테이블에 나서기까지 교원노조들이 넘어야 할 산이 험하다. 2007년에는 전교조와 한국교직원노동조합(한교조) 두 곳만 교섭 대상이었지만 지난해 전교조에 날을 세우며 출범한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김명희 전교조 충북지부 수석부위원장은 “공동 교섭단을 꾸려야 단체협약 단일안을 만들어 교육청과 협의할 수 있는 데 쉽지 않다”며 “회원 2500여명의 전교조와 100여명인 대한교조가 공동 교섭단을 꾸리는 것은 불합리하지만, 학교 현장의 비민주적 관행을 바로 잡고 교육청의 독주를 막기 위해 교섭단 구성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