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개 명품 브랜드의 메카로 거듭날 예정
철도노선 등 걸림돌 제거하고 올 10월 말 착공

명품 브랜드는 짧은 세월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오랜 세월이 저절로 명품을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니다. 스위스의 대표적 명품 브랜드 발리 구두에는 구두모형만도 35만여개가 넘는다. 150여년의 전통 속에서 수많은 장인들이 구두 제작에 모든 열정과 혼을 쏟은 결과로 모여진 것이다.

충주시 앙성면 일대 30만㎡의 부지가 명품 브랜드의 꿈을 이루려는 기업과 장인들의 메카로 거듭나기 위해 조심스레 기지개를 펴고 있다.

▲ 충주녹색패션산업단지 조감도
중국·개성서 유턴하는 업체에 대안제시
2005년 부터 중국 위안화 상승과 개성공단의 정치적 불안정성 등 국내외 생산환경의 급변으로 인해 국내 패션업체들이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여타 산업에 비해 노동집약의 성격이 강한 봉제산업의 특성상 저임금을 좇아 중국과 개성공단을 찾았지만 그 메리트가 사라져 버린 것. 중국의 임금과 위안화 가치상승, 정치적 불안정 등으로 더 이상 중국과 개성공단이 대안이 될 수 없었고 제3국의 상황 역시 언제든 임금과 환율 상승 요인을 갖고 있었기에 가장 믿을 수 있는 국내로의 회귀가 자연스런 대안이 된 것이다.

2000년부터 이러한 상황을 예견한 일본은 자국 내에 생산인프라를 구축해 왔고, 최근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적 명품브랜드 OEM 생산업체들도 일본자국내의 생산기반을 더욱 확실하게 갖추는 현상이 뚜렷하게 일고 있는 것도 국내 주요기업들이 국내에 생산거점기지를 시급히 확보할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

2007년 1월 한국패션협회(회장 원대현) 회장단 회의에서 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해 김포, 광주, 이천 등 수도권 100Km 이내에 생산기반시설을 갖춘다는 기본방침을 정했고, 이 소식을 접한 당시 첨단패션의류공단설립추진위원회 맹정섭 위원장의 끈질긴 설득과 주요 기업과의 각별한 인연으로 재작년 12월 서울과 90Km 떨어진 충주 앙성으로 최종 결정하게 되었다.

참여회원사들은 작년 9월 충주녹색패션산업단지 설립을 목적으로 한 특수목적법인(SPC)을 1차로 75억원을 들여 세웠으며, 회사명은 한국의 대표적인 생산기반은 물론, 세계적 명품 옷을 생산한다는 의미에서 MIK(Made In Korea)로 결정하였다.

내륙철도 노선 확정으로 사업 탄력
하지만, 이러한 MIK의 항해에 폭풍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부내륙철도의 계획노선이 공단 예정부지를 지나갈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MOU를 체결한 충주시 입장에서도 노선이 확정되지 않아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공단 설립 일정이 늦춰지자 제17대 국회의원 후보로도 출마한 경력을 가진 정치인 맹정섭 대표를 표적으로 하는 좋지 않은 구설수도 돌기 시작했다. 사실 민간자본을 2000여억원 이상 끌어들여 일자리 5000여개를 창출하는 공단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경쟁 후보들 입장에서는 커다란 위협이 되고도 남는다.

공단 착공을 지연케 했던 중부내륙철도의 노선문제도 지난 5월 국토해양부의 고시로 자연스럽게 해소되게 되었다. 맹정섭 MIK 대표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충주시와 MIK는 해당부처와 협의과정을 통해 공단을 지나는 철도노선을 공단 후방으로 배치함과 동시에 전구간을 지하 47~100m 길이 3.4km에 이르는 지하터널구간으로 설계되는 것으로 최종 확정시켰다”고 밝혔다.

충주시에서도 국토해양부로부터 ‘철도기본계획 협의요청서’에 대한 답변을 받는 즉시 공단 설립과 관련된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심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해 제정된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을 따르더라도 환경·교통·재해영향평가 등을 거치자면 MIK가 목표기일로 잡고 있는 10월 30일 착공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 MIK는 현재 시공사로 주)엠코, 현대건설, 동양건설산업, 서희건설 등 여러 업체와 사전논의에 착수했으며, 예정대로 진행이 된다면 2011년 6월에 공단이 완공되어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50개 업체 200여 브랜드 참여 예정
공단이 들어설 앙성면 능암리 일대는 2300억원 가량이 투입되어 총 부지 43만㎡중 30만㎡가 우선적으로 공단이 조성될 예정이며, (주)형지어페럴(매출액 4000억), (주)동광인터내셔널(매출액 1800억), (주)보끄레머천다이징(매출액 2000억), (주)쌈지(매출액 1500억) 등 20개 업체가 현재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며 이후 50개 업체 2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할 예정이다.

맹정섭 대표는 충주녹색패션산업단지 조성방향에 대하여 자연주의와 휴머니즘을 결합한 녹색산업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패션의 세계 으뜸 품격의 명성을 얻기 위한 첨단제조기지로서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패션 감각적 기능을 결합한 제조문화복합단지로 조성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근로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최우선 고용하여 “MIK 일터를 인간과 자연이 함께하는 원초적 휴머니즘 공간으로 차별화하고, 공단의 뒷산에 풍력발전소를 세우고, 계곡수를 용수로 활용하여 녹색산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품 브랜드는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단기적으로 고급봉제인력 1000여명은 주력참여업체의 1차밴드(성남, 부천, 광명 등에 있는 협력업체)에서 이주시키고, 완공시점에 맞춰서 지식경제부, 노동부와 협력해서 관내 경희직업전문학교(교장 김종헌)를 직영 봉제학원으로 지정해 지속적으로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돌고 돈 한국패션업계의 생산기지가 아늑한 충주시 능암리에 정착되어, 향후 수백년 지속되는 명품 장인들의 손때와 땀이 어린 패션산업의 메카가 되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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