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두번 울리는 농작물 재해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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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두번 울리는 농작물 재해보험
  • 윤상훈 기자
  • 승인 2009.06.17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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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100% 망쳐도 실보상액은 56%
잎채소류 등은 보험 가입조차 안돼

자연재해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보상할 목적으로 정부가 시행 중인 농작물재해보험 제도가 뜻하지 않은 자연재해로 시름하는 농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2001년 1월 ‘농작물재해보험법’을 제정해 농협 등을 통해 9년째 보험을 운용 중에 있다. 제천농협 등 과수농가 80여세대가 이 보험에 가입해 과수원 1만 6500㎡(5000평) 기준으로 1년에 약 26~27만 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 이는 보험료의 25~30% 수준이다.

이 밖에 보험료의 50%는 국비, 25~30%는 도비와 시비로 지원된다.
그러나 농작물재해보험은 피해 산정 방식, 손해에 따른 보상 금액 등 여러 면에서 농가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과수의 경우 우박이나 태풍 같은 자연재해로 낙과 등의 피해를 입을 경우 보험 사업자가 표본조사를 통해 보상가를 산정하게 된다. 문제는 이때 산정 기준이 피해 당시가 아닌 수확기 착과량과 피해과 위주로 설정된다는 점이다.

사과원예업에 종사하는 박모 씨(57)는 “늦봄이나 초여름 열매를 솎기 전에 우박 등의 피해를 입으면 상품성이 좋은 중심과가 집중적인 피해를 입어 결과적으로 수확 때 상품성이 높지 않은 소과가 많이 생산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우박피해가 난 후에는 표본 조사만 하고 보상 산정은 수확기 때를 기준으로 하는 현재의 방식 대신 우박피해가 나자마자 적정 수준을 보상하는 현실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같은 농가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손상을 입은 중심과의 수확 후 가치를 기준으로 피해금액이 산정되기 때문에 보다 현실성 있는 보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박 씨는 또 “우박으로 중심과가 손상을 입을 경우 다소 상품성이 떨어지더라도 수확기 때까지 착과를 유지한 뒤 농협 등이 이를 적정한 가격에 수매하는 등의 방법도 고려해봄 직하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 손해 금액에 대한 보상 비율 산정 방식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 보험 약관 등에 따르면 자연재해로 30%가 낙과 될 때에는 보상액이 전혀 없다. 또한 과실이 100% 낙과한다고 해도 보험 공급자는 전체의 70%만 손해로 인정한다. 그나마 농가에 지불되는 보험 보상금은 공식 사정 손해액의 80%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 농가가 받을 수 있는 최대 보상액은 손해 총액의 56%에 불과한 셈이다.

한편 양배추, 배추 등 잎채소는 농작물재해보험의 대상에조차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게 농업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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