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한 집단민원 불구 7박8일 일정 독일 방문
민원인들 “충주시장 만나기 너무 어렵다” 불만

김호복 충주시장의 행사 참석 및 집단민원 응대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내년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상황에서 각종 행사장 방문과 의례적 회의일정에 더욱 분주한 행보를 펼치지만, 집단민원에 대처하는 충주시장의 거북이 행보에 시민들의 비판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충주시의 집단민원만 해도 ‘목재 파쇄 공장인 G산업 이전에 따른 소음 분진 등 환경피해 민원’, ‘무학시장 상가 주차장 조성반대 민원’, ‘골프장 등 각종 허가와 관련된 민원’ 등 크고 작은 민원이 산재해 있고, ‘탄금대공원 임대차계약 장기 미타결’과 같은 시와 관련된 개인 민원도 언제든 많은 시민들에게 피해를 가져다 줄 소지가 있는 민원들이다. 이외에도 충주시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 올라오는 게시글만도 일주일 평균 30~40건이 넘어가고 있다.

이들 민원들의 공통점들은 충주시가 민원발생의 원인제공자란 점이다. 용탄동 충주산업단지 내에서도 공단내 타 업체들의 민원이 제기돼 충주시가 대토를 해주면서까지 이전시키려 하는 G산업 이전신축반대민원은 223명이 연서하여 시장면담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한달이 돼가도록 시장접견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산업단지 내에서도 소음과 분진 등 공해배출로 인해 다른 업체들의 민원제기가 이뤄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충주시가 업체의 앙성면 일대 토지와 가금면 봉황리 산 10번지 일대 시유지 2만여㎡를 대토해 이전을 유도한데서 불거졌다.

담당 공무원에 민원 미뤄
또, 무학시장 민원도 당초의 증설에서 이전조성으로 계획변경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주민설명회 등의 투명한 절차가 무시된 채 추진되다가 주민반대에 부딪치게 되자 충주시가 사업추진을 촉구하는 공문에 ‘기한내 답변이 없을 경우 추진 보류’를 의미하는 문구를 삽입해 집단민원의 소지를 더욱 키웠다. 이는 시장 결재까지 이뤄진 공문이었다. 이 민원에 대해 충주시는 담당공무원에게 미룬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으며, 김호복 시장이 앞장서 설득하는 모습도 볼 수 없다.

탄금대공원과 관련된 민원은 김호복 시장의 독선에 가까운 민원대처 방식의 결정판에 이른다. 탄금대공원은 원래 사유지로서 2004년까지 충주시가 주차료 등을 받아 소유주에게 일부 수익을 보전해 주던 것을 전임 한창희 시장의 공약에 따라 전면 무료화 한 이후, 충주시가 탄금대공원임대차 계약을 맺어 일정 사용료를 지급해 오고 있다. 하지만, 작년 계약완료후 올해 재계약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임에도 6개월이 경과되도록 충주시가 계약을 미루고 있다.

탄금대공원 임대차계약은 28만2346㎡의 공원에 대하여 1년단위로 계약이 이뤄져 2008년 5000만원의 사용료를 지불한 바 있었으나, 소유주는 올해 시의회에서 증액되어 편성된 예산 8500만원을 요구하고 있고, 부시장 전결까지 이뤄졌으나 김호복 시장의 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처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주요행사 참석도 불성실
이러한 장기 집단민원들이 산재한 상황에서도 김호복 시장의 각종 행사 참석행태과 관련해 비난하는 목소리 또한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25일 충주시청에서 있었던 ‘경제 극복을 위한 도민 대토론회’였다.

정우택 도지사까지 몸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참석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던 행사지만, 정작 시장은 축사 한마디만 한 채 자리를 바로 떴던 것.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한 참석자는 ‘아사 상태에 놓인 충주시의 경제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런 자리엔 시장이 끝까지 남아 경청을 했어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충주시 홈페이지에까지 올렸다.

지역의 한 정당 관계자는 ‘표를 의식해 행사에만 얼굴비추기식으로 릴레이 일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자신에게만 우호적인 단체들 행사장에만 찾아서는 내년을 장담 못할 것’이라며 일침하기도 했다.

충주시 관계자는 집단민원들에 대해 직접면담이 즉시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해결이 바로 날 수 없는 문제들이 집단민원으로 이뤄지고, 그것에 대해 시장이 책임있는 답변과 설득을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21만 시민 개개인 입장에서는 시장 1인을 만나는 것이지만, 시장은 21만 시민을 모두 상대하자면, 물리적으로도 답이 안나온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사실 실무 담당자 선에서 절차적으로 이뤄질 일들도 시장만 만나면 모든게 쉽게 풀릴 것이라 생각하는 민원인들의 그릇된 사고도 쉬운 민원을 어렵게 끌고가는 측면이 강하다.

역대 시장을 모셨던 비서실 직원들의 전언에 따르면, 시장 접견을 신청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인사를 빙자한 무리한 청탁 등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정작 시장이 필요한 자리에 할애할 시간이 줄어들거나 신중한 정책결정에 무리를 초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각종 단체들의 허례적 과시욕도 시장의 일정을 빠듯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단순한 체육대회 행사에도 일부 임원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과시하기 위해 충주시장을 초대한다는 것.

이러한 단순한 행사 참석과 축사로 인해 정작 중요한 민원과 정책결정에 시간을 내지 못한다면 민심은 다른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한편 김호복 시장은 7박8일의 일정으로 지난 16일 200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충주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 자격으로 독일 뮌헨으로 외유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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