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1일부터 적용될 최저임금 결정이 코앞에 와있다. 오는 25일이면, 경영계 요구대로 230원이 깎일지 아니면 노동계의 요구대로 어느정도 인상이 될지 결정된다.

그래서, 노동계는 다급하다. 최저임금 홍보 유인물을 들고 일주일에 삼일을 거리로 나간다. 특히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게 특기인 현 정부는 연초부터 최저임금 삭감에 동조하는 입장을 수차례나 밝혔다. 우리 민주노총이 제작한 최저임금 홍보물에는 '국민임투'(국민 임금인상투쟁)라 표현했다. 즉 최저임금 올려서 전체 국민 월급을 올려서 국민에게 사랑받겠다는 요지다.

이런, 요지의 홍보물을 들고 거리로 나간다.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다. 유인물 한 장 나눠주고 국민한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무관심한 분들이 훨씬 더 많다.

청주의 모 대학교 도서관 앞에서의 일이다. 간단한 펼침 현수막을 세워두고 유인물을 나눠주는데 경비아저씨가 우리 주위를 맴돈다. 같이 있던 일행이 유인물을 나눠주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아마 우리가 이렇게 도서관 앞에서 펼침막을 세워두고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 때문에 질책이라도 받지 않을까 걱정인가 보다. 한참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던 60대의 경비아저씨. 슬그머니 학생들이 버리고간 유인물을 들고 가신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경비아저씨가 슬그머니 다가오신다.

그리고, 귓속말로 '커피 한잔' 하란다.

커피를 건네 주는 아저씨. 그리고 연이어 본인의 월급 명세표를 꺼내 보여주신다. 즉 본인이 받고 있는 월급이 최저임금 위반 같다는 메시지다.

살펴보니 의혹이 있다. 현재 경비 업무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사업체가 행정관청에 신고를 하면 최저임금액의 80%가 적용된다.

이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위반의 소지가 있다. 약 40만원을 덜 받는다.

충북도내 고등학생 2만2000명을 상대로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 과연 최저임금, 근로계약서 작성등 근로기준법을 어른들이 얼마나 지키고 있을까.

작년 이맘때즘, 대학생들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한 적이 있다. 편의점, 인스턴드 식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학생들은 열에 다섯은 최저임금을 받질 못했다.

'희망근로프로젝트'라고 했던가. 최저임금 주는 '취로사업'인데 그것도 30%는 상품권으로 준다. 근로기준법에는 임금은 전액 통화로 주게끔 돼 있다. 근기법 위반이다.

노령노동인구, 미성년 노동, 빈곤층의 노동. 최저임금에 턱걸이 돼있다. 최저임금 오르면 임금오르고 깎이면 임금삭감된다.

최저임금이든 근로기준법이든 고약하게도 사각지대에 방치된 취약계층만 더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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