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에서 3도 화상을 입은 환경미화원이 거동이 불편한 데다 온 몸에 화상을 입은채 쓰러진 할머니를 구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14일 오전 11시28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 한 3층 건물의 3층 자취방에서 LP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나 주인 A씨(52)의 어머니 B할머니(76)등 3명이 다리와 팔 등에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 B할머니는 이날 화재로 다리와 팔 등에 화상을 입은 김태현씨(46·청주시 흥덕구 환경미화원)의 등에 업혀 화재현장을 빠져나와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마침 불이난 시각에 A씨가 운영하는 1층 슈퍼에 앉아있던 김씨는 할머니로부터 "3층에서 LP가스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듣고, 함께 올라가 문을 여는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나면서 김씨와 할머니는 순간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린 김씨는 온 몸에 화상을 입은채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할머니를 업고, 화재현장을 가까스로 벗어났다.

화재현장을 벗어난 김씨는 그때서야 팔과 다리 등 3도 화상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방안에 있던 자취생 C군(24)도 3도 화상을 입은채 서둘러 화재현장을 빠져 나왔다.

김씨가 B할머니 주변에 없었다면 인명피해가 불가피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 불은 집기류 등 내부 30여㎡를 태워 90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20여분만에 꺼졌다

경찰은 "불이 난 곳에서 LP가스 냄새가 난다는 말에 따라 문을 여는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는 김씨의 말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이상원 흥덕구 환경위생과 청소담당은 "김씨는 2003년 11월 채용된 이후 성실하게 생활했다"며 "김씨의 인명구조활동에 대해 표창을 상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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