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제43회 한국보도사진전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한꺼번에 수상한 우희철 기자가 최근 회사를 사직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는 송골매가 먹이를 사냥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포착한 사진과 하늘다람쥐의 날아가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으로 한꺼번에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동시에 거머쥐었습니다.

그는 동양일보 청주 본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뒤 충청투데이 대전 본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우희철 기자와 동양일보에서 근무할 때 사진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지켜봤던 제 입장에선 갑작스런 사직은 선뜻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세 차례나 수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40대 초반에 언론계를 떠난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통신사인 뉴시스의 충청권 담당 사진기자였던 정재훈 기자는 대전일보에서 근무하다 뉴시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청남대 개방을 결정한 뒤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될 때 정재훈 기자와 취재에 나선 적이 있습니다.

대통령 별장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만큼 취재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사진기자들은 청남대를 대상으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진을 포착하기 위해 ‘위치 선점 경쟁’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 기자가 그 당시 자신의 사진 촬영에 방해된다며 제 선배 기자에게 “야! 비켜”하면서 반말을 해 어색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정 기자는 청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도 생생한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거친 몸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사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간호학과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서약하는 사진으로 중앙일보 사회면에 실렸습니다. 이 사진은 뉴시스 제휴사인 로이터 통신을 통해 전 세계로 타전됐습니다.

그러나 정 기자 역시 지난 2006년 40대 초반의 나이로 언론계를 떠났습니다. 그는 사진기자로 최선을 다했지만 다시 언론계에 돌아오지 않겠다고 회한을 토로했습니다.

저도 40대 초반인 상황에서 우희철 기자와 정재훈 기자가 언론계를 떠난 이유에 대해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신문 지면에서 더 이상 그들의 사진을 볼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아쉽습니다. /HCN충북방송 보도팀장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