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앞두고 교류 취소나 지연…당국 허가받아야 진행 가능해
아시아 교류, 그럼에도 전시․공연 넘어선 장학회 사업 등 다채

신종 인플루엔자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리포트가 나올 만큼 다방면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지역문화예술계에서도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몇몇 국제교류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충북민예총 서예위원회는 지난 5월, 중국 하남성 낙양 서법가 협회와 전시․인적 교류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중국 측에서 행사 이틀 전 참석 불가 통보를 보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교류는 올해 중국에서 10여명의 작가들이 한국에 오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하지만 신종 인플루엔자가 중국에서는 ‘천재지변’으로 분류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 입국 허가가 나지 않아 약속은 깨졌다.

신창수 서예위원회 사무국장은 “인적교류가 안 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전시작품은 모두 청주에 도착해 차질 없이 진행됐다. 5월 8일부터 12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 전관에서 중국 작품 40여점 등 총 80여점이 전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주의 국가이다 보니 이미 몇 차례 확답 받았지만 뜻하지 않게 이런 일이 생겼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사회주의 국가 허가 까다로워
중국교류를 오랫동안 펼쳐온 청주예총의 경우는 4월 예술제 기간에 ‘2009한중문화예술교류’를 펼쳤다. 다행히도 신종인플루엔자 발생 전이라 교류가 무리없이 진행됐다. 이번에는 운남성 서법가 협회, 공연단, 진황도 시 정부 관련자 등 50여명이 청주를 다녀갔다.

▲ 지난 5월 청주예총이 벌인 한중 문화예술교류 때 ‘예술인의 밤’ 공연 모습.
청주예총 관계자는 “국제교류는 일적인 측면보다는 우애와 신의 등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다. 이번 교류에서는 진황도시 관계자들이 청주시장과 면담을 가졌고, 또 ‘예술인의 밤’행사를 통해 양국의 국악, 무용 공연단체가 합동공연을 벌였다”고 성과를 평했다. 하지만 협회별로 중국 진황도시와 진행되는 하반기 교류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충북예총도 내몽고 자치구와 2000년부터 국제교류를 펼치고 있는데, 올해는 7~8월에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다. 충북예총이 2007년 베트남 단항성과 벌인 국제교류는 사실상 지난해 교류가 중단됐다. 베트남 측과의 교류조건이 맞지 않아 첫해만 충북에서 교류팀이 넘어갔다.

베트남 교류 11월로 미뤄져

▲ 충북민예총은 베트남 교류를 당초 7월로 예정했지만, 신종 인플루엔자로 인해 11월로 연기됐다.지난 2007년 베트남 교류때 공연모습
충북민예총은 예정된 베트남 퓨옌성과의 국제교류를 당장 한 달 앞두고, 하반기 11월쯤으로 미루게 됐다. 충북민예총은 2004년부터 베트남 퓨옌성과 국제교류를 펼치고 있지만 올해는 베트남 당국으로부터 신종인플루엔자뿐만 아니라 현지 돼지 콜레라 발생 등 위험한 상황이므로 시기를 늦춰 달라는 공문이 온 것이다. 이윤로 충북민예총 사무처장은 “사회주의 국가이다 보니 당국의 허가가 나지 않으면 민간차원의 국제교류가 이뤄질 수 없다. 교류 일정만 늦춰졌지 상시적인 교류의 끈은 놓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충북민예총은 양국의 예술단이 해를 오가며 예술 활동 및 교류행사를 펼치고 있고, 지난 2007년에는 퓨옌성에 ‘호아빈 평화학교’를 건립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기금마련을 위해 자선 콘서트가 열렸고, 도종환 시인은 시집(해인으로 가는 길)인세를 전부 내놓기도 했다.

이윤로 처장은 “학교 건립 이후로는 컴퓨터 및 각종 기자재를 마련하기 위해 알음알음 기금을 모았다”며 “이제는 충북민예총 소속 예술인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동참하는 손길이 많아 아예 따로 장학회를 운영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상시적인 장학회 운영을 통해 베트남 아이들을 후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시아 교류, 전시장에서 판매되다
한편 최근 몇 년 사이 아시아 국가와의 교류바람이 불면서 지역문화예술계도 다양한 걸음을 떼고 있다. 다원예술매개공간 하이브는 6월 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전관에서 이뤄지는 ‘블루닷 아시아(BlueDot Asia 2009)’에 참여한다.

이번 전시에는 청주지역 하이브 소속 작가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하이브가 펼쳤던 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 청주를 다녀간 레스완디(인도네시아), 콩삭(태국), 후준(중국), 기텐드라(인도)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하이브는 2006년부터 3년 동안 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펼치면서 아시아 7개국 20여명의 작가들이 청주를 다녀갔다. 이들은 하이브에 약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머무르면서 다양한 창작활동 및 지역문화예술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블루닷 아시아’전시는 아시아 국가의 소통과 예술시장의 가능성을 ‘아트마켓’형식으로 풀어가는 대형행사로 지난해 작품 93%의 판매, 판매수익만 40억여 원을 올려 예상치 못한 결과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는 아트마켓 위주에서 벗어나 아시아 예술시장을 대안공간으로서 조명한다. 층마다 다른 컨셉트의 전시회가 펼쳐지며 신진작가와 중견작가의 참여 등 현대미술의 블루오션인 아시아 미술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조송주 하이브 기획자(예술가)는 “단순한 참여가 아닌 기획의 부분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다. 2층은 대안공간들로 구성되는 데 하이브는 여기서 한 부스를 차지한다”며 “이번 전시는 지역 공간, 지역예술이 아시아 시장과 매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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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세계 국가 예술교류, 올해도 ‘이상무’
놀이마당 울림, 구텐베르크 박물관 ‘직지주간’에 초청 받아

a일부 지역예술단체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제 3세계 국가와도 교류를 늦추지 않고 있다. 청주 놀이마당 울림은 해마다 독일과의 교류행사를 펼쳐왔는데, 올해는 마인쯔 시 구텐베르크 박물관에서 6월 12일부터 22일까지 행사를 갖는다. 특히 올해는 구텐베르크 박물관이 정한 ‘직지주간’에 초대를 받은 것이라 공연이 갖는 의미를 더한다.

또한 울림은 튀니지에서 5년 동안 현지 장애단체와 함께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한 캠프를 열어왔다. 올해는 이집트 길거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여름방학캠프를 열 계획이다.
미술 분야에서는 지난 2007년 페루 작가들의 작품이 청주에 소개돼 전시회를 연 바 있으며, 올해는 ‘No War’반전전시가 일본에서 열린다.

‘No War’반전전시는 지난 2004년부터 3년 동안 청주 민족미술인연합회와 일본 어깨도모다찌 그룹과의 참여로 열리다가 2008년에는 태국, 올해는 일본에서 전시가 열리는 것이다. 아시아 작가들을 흡수해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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