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후배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버스요금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도내 한 방송국의 후배 기자가 버스요금이 얼마인지 물었지만 저는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몇 년째 버스를 탄 적이 없었고 버스 요금 인상에 관한 기사를 본 적이 있었지만 요금은 전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버스를 이용하는 서민들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에게 버스요금을 질문한 후배 기자는 당연히 정확하게 요금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 후배 기자는 아나운서에서 기자로 전직해 보도국에서 활동한 시간은 짧았지만 제가 부끄러움을 느끼기에 충분한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오래 전 일이지만 도청을 출입할 당시 도지사의 중국 방문에 동행하면서 다른 언론사의 후배 기자와 취재에 나선 적이 있습니다.

중국에 도착한 직후 저와 절친한 도의원 중 한 명이 귀국할 때 선물이나 구입하라며 10만원이 든 봉투 두 개를 줬습니다.

저는 특별한 죄의식 없이 그 봉투를 받아 동행한 후배 기자에게 전달했지만 완강한 거부로 다시 반환하게 됐습니다.

저에게 봉투를 준 도의원은 “액수가 너무 적어 돌려주는 것 아니냐”며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지만 후배 기자가 도저히 못 받겠다고 버텨 반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후배 기자는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결심했던 것이 결코 촌지를 받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며 “선배 입장을 알지만 어쩔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저보다 한참 어린 후배 기자가 그렇게 기특한 결심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도와주는 것은 고사하고 망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촌지는 거부하겠다는 결심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중국 방문에 동행했던 후배 기자처럼 엄격한 자기 관리 속에서 선배를 부끄럽게 만드는 기자를 보면 충북 언론계의 앞날은 결코 어둡지 않은 것 같습니다.//HCN충북방송 보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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