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중·고교 개인통신 MP3 금지 확산
학생 불만 불구 학부모·교사 대체로 찬성

최근 제천 지역에서 중·고등학생들의 학교 내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가 확산되고 있다.
제천의 한 일반계 고등학교는 최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고 교내에서 학생들이 휴대폰을 소지, 사용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학생생활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 제천의 일반계 고등학교와 일부 중학교가 학생들의 휴대폰 교내 사용을 원천 금지하는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학생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높지만 교사와 학부모들은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S고등학교가 이날 심의 의결한 학생생활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학생들이 등교하면 개인 휴대폰을 의무적으로 학교가 지정한 보관함에 맡겨야 한다. 보관된 휴대폰은 하교 때 찾아갈 수 있지만, 학교 내에서는 휴대 자체가 금지된다.

만일 교내에서 휴대폰을 소지 또는 사용하다 적발되면 그 즉시 현장에서 압수되며,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돌려받을 수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되는 것으로 여겨질 만큼 필수 휴대품인 mp3도 담당교사와 담임교사의 사전 허가 없이는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가 따른다.

이 학교는 그동안 자율학습이나 휴식 시간 등 수업 시간을 제외한 경우에는 mp3 사용을 인정했지만, 이번에 학생생활안이 개정됨으로써 이마저 불가능하게 됐다.

학교 측 관계자는 “그동안 학생들의 자율권 보장 차원에서 휴대폰, mp3 등 개인 전자기기의 사용을 허용했지만, 휴대폰 문자 메시지나 전화 통화에 따른 면학 분위기 훼손 등 부작용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며 “이에 따라 강력한 제재 조항이 포함된 학생생활 개정안을 마련해 학교운영위원회에 상정하고 동의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크기가 작고 누구나 사용이 가능해 분실의 우려가 높은 mp3는 학교가 보관하지는 않고 개인이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학교 안에서 사용하다가 적발되면 제재가 가해진다”며 “자율학습 시간 중 휴대폰과 mp3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2주 동안 압수 조치에 처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S고교는 2학기부터 처벌 규정을 강화해 상벌규정에 포함하는 한편 학생들의 내신 성적에까지 반영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전자 통신 기기 규제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S고등학교 이외에 다른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도 실시하고 있어 초·중학교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역의 일반계 고교인 J고등학교, J여고는 조회 시간에 휴대폰을 일괄 회수해 보관한 뒤 종례시간에 다시 나눠주는 제도를 운영 중이며 중학교 가운데에는 J여중이 이 같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불만이 가득하다.
S고등학교 2학년 김모 군(17)은 “학생들이 공부에 매진하기를 기대하는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은 휴대폰이나 전자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데 대부분 찬성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학생들로서는 어른들이 합의 하에 결정한 학교생활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업시간에 휴대폰으로 통화한다든지 mp3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등 명백한 면학 분위기 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겠지만 그 밖의 사적 영역까지 학교가 천편일률적으로 규제하려는 데 대해서는 학생들의 불만이 크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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