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옥균 정치경제부 기자

오창산업단지가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한다는 기분좋은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90여개로 시작된 오창산단은 현재 107개 업체가 입주하며 지난 2008년 4/4분기에는 1조 3350억원의생산과 4억2100만달러의 수출을 이뤄냈다. 이제 곧 도내 최대산단인 청주산단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2011년 완공예정인 오창2산단까지 오창산단은 충북을 대표하는 산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산단은 일취월장하고 있지만 입주업체의 민원을 처리하고 업체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등 산단 내 기업들의 관리와 지원을 책임지고 있는 관리공단은 2년이 지나도록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창산단 관리공단이 기반을 다지지 못하는 이유는 오로지 재원이다. 번듯한 건물도 없이 오창벤처프라자에 곁방살이를 하고 있는 것은 그래도 낫다. 수익이라고는 관리권자인 충북도에서 지원되는 연간 2억원의 운영비와 기업체 입주시 1회에 한해 받는 가입회비가 전부다.

그마저도 충북도가 운영비 지원을 약속한 기간이 이제 1년밖에 남지 않았고, 지난해 가입회비는 3600만원에 그쳤다. 관리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120여 입주업체 가운데 가입회비를 낸 곳은 절반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도 지원금과 가입회비 적립금으로 버텨왔지만 도 지원금이 중단되면 이후 상황은 불보듯 뻔하다.

오창산단 관리공단도 자립기반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끊임없이 수익사업을 모색해왔다. 보육시설건립, 주유소 운영, 폐수종말처리장 위탁운영, 혁신클러스터 사업 주관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마련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는 못했다. 번번히 돈이 문제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폐수종말처리장 위탁운영의 경우 초기운영비와 기계장치 보수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해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청주산단 관리공단을 벤치마킹하려해도 태생적 한계가 있다. 청주산단은 설립 당시 부지를 분양받았고, 입주업체들로부터 받은 관리비로 부지도 분양받았다.

청주산단 관리공단은 현재 소유부지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과 지자체 위탁사업수익, 관리비적립금에 대한 이자수익, 자체수익사업(에코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오창산단 관리공단은 법인만 설립됐을 뿐 무일푼으로 태어났다. 수익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제 코가 석자인 오창산단 관리공단이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리라고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입주업체의 통계 처리와 관리업무, 월 1회 이뤄지는 CEO간담회, 1년에 한 번 실시되는 체육대회가 고작이다.
관리권자인 충북도가 고심해야 할 대목이다. 지금처럼 존재감 없는 관리공단으로 유지하던지, 적극적인 기업도우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던지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오창2산단 조성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충북개발공사가 시행하고 있는 139만㎡의 오창2산단에서 관리공단의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마저도 기회를 놓친다면 오창산단 관리공단은 영원히 곁방살이를 면치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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