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등과 배터리 이용한 무차별 싹쓸이 기승
금어기 아니더라도 18cm 이하는 강력단속

▲ 최근 쏘가리 금어기를 앞두고 단양군 영춘면 남한강변에 심야 쏘가리 불법 포획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경찰의 단속이 요구된다.
단양의 쏘가리들이 일부 몰지각한 ‘밤 손님’의 마구잡이식 어획 행위로 위기를 맞고 있다. 단양은 우리나라 쏘가리 낚시의 메카로 불릴 만큼 다량의 쏘가리가 집단 서식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에 따라 단양군은 매년 전국의 강태공을 상대로 쏘가리 루어 낚시대회를 개최하는 등 쏘가리를 지역 관광의 새로운 테마로 부상시키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그러나 최근 쏘가리 낚시 금어기를 앞두고 심야에 초강력 전지를 이용해 쏘가리를 싹쓸이하는 사례가 급증해 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1년 중 쏘가리가 가장 잘 낚이는 계절은 5월부터다. 하지만 이 시기는 쏘가리가 본격적인 산란기를 맞이하는 기간이다. 어종 보호 차원에서 단양 등 중부 지방 기준으로 5월 20일부터 6월 말까지는 쏘가리 낚시 자체가 금지된다.

또한 비록 금어기가 아니라고 해도 길이 18㎝ 이하의 쏘가리는 포획 자체를 할 수 없도록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쏘가리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으로 꼽히는 영춘면 남한강변은 최근 심야에 고성능 조명 장비와 초강력 전지를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쏘가리를 포획하는 일당들이 속속 출몰해 지역 주민과 환경보호단체 관계자를 긴장시키고 있다.

주민 장모 씨(60)는 “5월 15일 심야에 단양읍에서 볼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영춘면 남한강에서 배터리를 이용해 쏘가리를 싹쓸이하는 광경을 포착했다”며 “약 5~6명으로 구성된 일당들은 고성능 조명 시설까지 갖추고 매우 조직적이고 능수능란하게 물에 떠오른 쏘가리들을 주워 담고 있었다”고 자세한 목격담을 들려줬다.

장 씨는 “이들이 워낙 숫자가 많은데다가 30~40대의 건장한 젊은이들이어서 당시는 그냥 모르는 척 지나쳤지만, 배터리로 주변 물고기들을 모두 감전시켜 물고기의 씨를 말리는 이들의 못된 행동을 생각하면 지금도 분을 삭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쏘가리 금어기를 앞두고 배터리를 이용해 물고기들을 포획하는 불법 행위는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쏘가리는 육질 쫀득하고 맛이 고소한데다가 건강에도 좋아 회나 매운탕용으로 인기가 높다.

여기에 가격까지 비싸 민물 어종 중에서 불법 포획이 가장 빈번한 물고기로 꼽힌다.
더욱이 5월 20일부터는 포획 자체가 금지돼 경찰과 자연보호 단체 등의 단속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어기를 앞둔 5월 초 중순에 이 같은 불법 포획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조명과 배터리를 이용한 불법 포획으로 쏘가리뿐 아니라 황쏘가리와 같은 천연기념물까지 무차별적으로 희생된다는 점이다. 환경 파괴와 수질 악화로 황쏘가리 개체가 급감하면서 황쏘가리는 포획 자체가 금지된 천연기념물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황쏘가리는 쏘가리와 마찬가지로 물이 깨끗하고 수량이 풍부하며 바위와 자갈 등이 분포하는 곳에 주로 서식한다. 영춘면 일대의 남한강은 유속까지 빨라 황쏘가리가 서식하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꼽힌다.그러나 일부에서 심야에 쏘가리를 불법적으로 싹쓸이하면서 천연기념물인 황쏘가리조차 멸종의 위기에 처해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심야에 배터리 등을 이용해 물고기를 포획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금어기를 앞두고 자행되는 이 같은 행위가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