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출판계 읽을꺼리 말할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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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출판계 읽을꺼리 말할꺼리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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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출판계의 가장 큰 이슈는 도서정가제와 사재기파동이었다.
온라인서점과 일부 대형 할인점에서 도서정가제 파괴는 오프라인 서점에 큰 타격을 주었다.
지금은 도서정가제강화를 위한 11월13일 여야 의원들이 도서정가제를 강화하는 `출판 및 인쇄 진흥법안'을 공동 발의한 상태. 그러나 온·오프라인 서점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순천문고 김홍권과장(32)은 “가격파괴는 도소매 서점의 몰락을 가져왔다. 청주 중소서점들은 하나 둘씩 문닫고 있는 형편이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서점에도 대형화 바람이 불어 자본력있는 대형서점들은 지방에 체인점을 두려고 하고 있어, 출판계에서도 이른바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과장은 올해 베스트셀러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등의 경영 서적과, 해리포터 열풍을 꼽았다. 그리고 ‘바이올렛’, ‘상도’, ‘이윤기 그리스로마신화’, ‘오페라의 유령’등도 꾸준히 베스트셀러였다고 밝혔다.
사실 출판계에서 가장 호황을 누리는 것은 계절은 ‘겨울’이다. 여기엔 신학기 참고서 구입도 한 몫 하지만, 매서운 겨울날씨는 따뜻한 아랫목에서 책읽기 재미를 한층 더하기 때문. 이번 연말, 행복한 책읽기로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비야 중국견문록
한비야, 그 이름 앞에는 항상 ‘바람의 딸’ 수식어가 붙는다. 바람의 딸 한비야는 어린시절 계획한 ‘걸어서 셰계일주’를 실현하기위해 잘 다니던 국제홍보회사를 그만두고, 7년 간에 걸쳐서 이루어진 세계오지 여행 경험을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한바퀴 반’(전4권)으로 엮어냈다. 이어 해남 땅끝마을에서 강원도 통일전망대까지 우리 땅을 걸어다니며 쓴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도 내놓았다.
이번에 그녀가 떠난 곳은 중국이다. 떠난 이유는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2000년 3월 15일. 마흔세살, 인생의 후반부에 한비야는 또한번 조용히 짐을 꾸리고 중국으로 떠난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꼬박 한해를 중국에서 머무르며 또다른 삶을 계획하고 하루하루를 살았던 그녀의 이야기 보따리이다. 처음 정하였던 숙소에 늦게 도착해서 다른사람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던 그녀가 열달뒤 약속했던 위성방송이 나오지 않는다며 호텔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만큼 중국어 실력을 키우기 까지. 길거리의 인민재판에서 당당하게 승리하고, 청화대 남학생과 마주앉아 그네들의 숨겨진 야망을 캐묻고, 고구마를 팔던 열 세 살 아이의 애뜻한 사정을 들으며 가슴저미기까지, 한비야는 시간이지나면 변하는 풍물기 행이 아닌 중국을 만나면서 깨달은 그녀만의 삶을 따스한 문체로 녹여냈다.
새로운 곳을 떠나고 싶은 이에게 그녀는 “죽으나 사나 우리는 지구에서 살아야 한다, 그야말로 뛰어봐야 지구 안이다. 그러니 그 안에서라도 두 날개를 활짝 펴고 살아야 마땅하지 않은가” 라고 조언한다.
“완벽한 지도를 가져야 길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녀의 말처럼, 새로운 길의 첫 발짝을 고민하고 있는 이에게 더욱 좋은 책.
한비야 저 / 푸른숲/ 8,800원

괭이부리말 아이들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한마디로 ‘떴다’. MBC특별기획‘책을 읽읍시다’에 선정된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지금 서점가에서 높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괭이부리말’은 인천에서도 가장 오래된 빈민지역 인천 만석동 달동네를 부르는 별칭이다.
하루밥벌이를 위해 열심히 노동품을 팔며 살아가는 곤한 삶을 쌍둥이 자매 숙자와 숙희를 중심으로 괭이부리말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같은 학년 동준이와 형 동수네의 아버지는 돈을 벌어오겠다고 집을 나간 후 가족들의 기대와는 달리 돌아오지 않고, 형 동수는 본드를 불며 외로움을 달랜다. 어머니께 효도하리라 다짐하며 착실하게 살아왔던 영호네 어머니는 갑자기 암으로 죽는다. 숙자네 또한 집나간 어머니가 동생을 임신하고 다시 돌아오지만, 술주정꾼 아버지는 갑자기 공사판에서 처참하게 죽는다...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그냥 묵묵히 그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저 실타래가 잘 풀어지길 바라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러나 야간 공고에 진학한 동수가 낮에 아르바이트로 취직한 공장 담벽에 솟아나는 보잘 것 없는 풀을 바라보는 것, 숙자네서 아기가 태어나는 마지막 대목은 괭이 부리말 아이들이 세상에 보내는 작은 목소리, 즉 희망이다.
저자 김중미씨는 87년부터 괭이부리말에서 지역운동을 했고 지금은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김중미 저/ 창작과 비평사 / 8,500원

조금은 가난해도 좋다면
저자 최용건은 말한다. “가난이란 무능의 소산이 아니라 깨달음의 소산이다. 한마디로 가난이란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최후의 값진 선물이다”라고.
서울대학교 회화과(동양화 전공)를 졸업한 그는 96년 여름 도회지 생활을 청산하고 부인 안복실과 함께 백두대간 깊숙히 있는 마을 진동리에 ‘하늘밭화실’을 열고 약간의 경작과 더불어 민박을 치며 살아간다. 조금은 가난해도 좋다면? 작가의 물음은 어쩌면 직접적인 청유는 아니다. 그러나 수묵화가의 서툰 농촌생활을 일기 형식으로 잔잔히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은 일부러 부자가 되려 노력하는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를 하고 있다. 화가의 그림과 더불어 시상의 더불어진 이 책은 진동리 얼음을 제친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 것처럼 시원해진다.
최용건 저/ 푸른숲/ 15,000원
(자료제공=순천문고)
/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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