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향응엔 '죄송' 정치자금설엔 '깜짝'-
양씨는 의원들의 연이은 추궁에 '사려깊지 못해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한편 통합신당 이상수·천정배의원은 국감장 안팎에서 양씨와 대화를 나누는등 친밀감을 나타냈다. 양씨는 이날 청와대 발표와 달리 이원호씨의 사건청탁 사실을 부인하고 나서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양씨는 지난 4월 17일 청남대 개방행사 전날 오원배의 소개로 K나이트클럽에서 30분간 이씨를 처음으로 만났다고 진술했다. 6월 28일 두 번째 만난 술자리에서 이씨로부터 어떤 내용의 사건청탁을 받았느냐는 한나라당 심규철의원의 질의에 대해 "그냥 횡설수설 얘기하는 상황이었고 청탁을 받은 적을 없다"고 부인했다. "그렇다면 청와대 자체 조사결과는 어떻게 된 것이냐"고 되묻자 "그때 조사팀이 강경해서, 그쪽 의도대로 애매하게 그렇게 된 거 같다"며 사실상 청와대 조사결과를 부인했다.

또한 이씨와 4월 첫만남 사실이 청와대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청와대 조사팀에서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말하지 못했다. 다 털어놓지 못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특히 한나라당 홍준표의원은 "당시 새만금 헬기시찰 사건 때문에 청와대 비서관이 사직한 지 3일밖에 안된 시점이다. 청와대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방에 내려와 나이트클럽에서 향응접대를 받은 것은 공직자로써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양씨는 "전국 지역별로 경선캠프가 구성됐는데 노대통령 당선이후 청와대로 들어간 사람은 나 한사람이었다. 함께 고생했던 정치적 동지들에게 늘 미안한 심정이었고 그래서 저녁한끼라도 내돈으로 대접하려고 청주에 들른 것인데…,사려깊지 못해 물의를 빚게 됐다"며 말끝을 흐렸다.

또한 심규철의원은 "증인이 청주방문할 때마다 이씨 주변 계좌에서 수억원씩 인출된 사실이 있다. 일부에서 CD로 정치자금을 제공받았다는 소문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양씨는 "1원 한푼 받은 적이 없고, 6월 청주방문도 충북경선동지회 동지들을 격려방문해달라는 오원배씨의 요청에 따른 것이지 결코 이씨를 만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다만 오씨로부터 국화베개, 천연탄산수, 쌀 등 특산품을 선물받고 정화삼씨로부터 골프공을 제공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정화삼)
-'친구로써 도왔다, 정치관심없다' 정공법 대응- 
대통령의 고교동기로 관심을 모았던 정화삼 증인은 제일 먼저 물컵을 들고, 의원들의 질문에 머뭇거림없이 대답하는등 호방한 성격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최연희의원이 '친구가 대통령이 되서 기분 좋겠다'고 하자 '좋다'고 즉답했다. 이어 '요즘은 되는 일이 없어서 기분이 별로아니냐'고 비틀어 묻자 '아니다, 지금도 잘하고 있고 더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정씨는 지난 4월 청남대 개방행사 당시 충북경선동지회 회원들에게 선물한 200개의 그릇세트에 대해 의원들의 집중질문을 받았다. 정씨는“민주당 경선때 애쓴 분들이 경선동지회를 구성하고 나를 명예회장으로 추대됐지만 노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참석한 적이 한번도 없다. 청남대 개방이라는 뜻깊은 행사장에 초대하면서 개당 1만5000원하는 찻잔세트를 선물한 것이며 내가 직접 구입했고 영수증까지 있다”고 해명했다. 정씨는 의원들에게 영수증을 제시하며 언론에 보도된 10만원 상당의 선물제공설을 부인했다.  

또한 이원호씨와 노대통령 딸 결혼식에 참석한 경위에 대해서는 "당초 오원배씨와 참석하기로 했으나 오씨가 불가피한 일이 생겨 못가는 바람에 내게 자신의 초청장을 맡겼다. 그래서 91년부터 잘알고 지내던 이씨에게 함께 가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선당시 정치후원금 모금여부에 대해서는 "나는 친구로써 도와준 것 뿐이다. 원래 정치에 관여하지도 않고 정치적인 사람도 못된다. 단 한푼도 후원금을 모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올해 청주상공회의소 부회장에 피선된데 대해서는 "그동안 상임이사로 수년간 활동해왔고 회원사들의 추천에 따라 투표를 거쳐 선출된 것이다. 외부 영향력이 작용하지도 않았고 작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김도훈 전 검사의 수사일지상에 청주출신의 재경 재력가 이모씨와 강원도 모컨트리클럽에서 골프회동을 했다고 기재된데 대해서는 "난 중소기업인에 불과하다. 그렇게 큰 사업하는 사람은 잘 모른다. 전혀 사실무근의 내용"이라고 부인했다.

(오원배)
-'이씨 정치후원금은 없고 경선선거인단 700명 모집했다'
양길승 전 실장을 청주로 끌어들여 이번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로 지목된 오원배 증인은 이씨, 양씨와의 관계에 대해 집중질문을 받았다. 양씨와 만난 경위에 대해서는 "2001년 경선캠프를 만들면서 양씨는 광주팀장, 나는 충북팀장으로 만났다. 당시 충북은 이인제 지지기반이 강해 어려움을 겪었고 양씨가 그런 사정을 잘 이해해 주어 가깝게 지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이원호씨의 검경 내사사실을 알았다면 K나이트클럽으로 안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통합신당 이상수 의원은 "이씨와 수년전부터 가까이 지내면서 그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상식에 반하는 얘기는 하지마라"고 질책받았다. 하지만 오씨는 "6월 K나이트클럽에서 이씨로부터 내사사실을 처음 들었다. 이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꾸 얘기하길래, '양 실장님이 그런 얘기들으러 여기 왔느냐, 그만해라'고 말렸다"고 말했다.

또한 오씨는 지난해 경선당시 이원호씨가 후원금을 낸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후원금을 낸 사실은 없고 국민경선 선거인단 700여명을 모집해 신청서를 낸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 집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노대통령의 감사장에 대해서는“충북 경선팀장으로써 10여장의 감사장 추천권이 내게 있었기 때문에 이씨를 포함시켰고 중앙당에서 내려보내 내가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고지검장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씨와 노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은 발견되지 않았고 노당선자의 감사장만 확인됐다”며 언론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이에대해 의원들은 "돈많은 이씨가 후원금 한푼 안냈다는데, 어떻게 선거 감사장을 받게 됐는가"고 반문했고 오씨는 "그때 충북 경선팀에서 받은 선거인단 신청서가 3만5000매 정도 되는데 한 사람이 700명을 모았으면 아주 많이 모집한 것이다. 그런 노고를 감안해 감사장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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