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6월 3일 본란에  '김문수의원의 뒷모습'이란 제목의 글을 올린적이 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무현 1등 저격수로 급부상한 김문수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어서였다.    김문수에 천착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노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 내는 그의 상기된 모습을 보고  "그럼 넌 얼마나 깨끗한 놈이냐"를 한번 묻고 싶었던 것이다. 말이 비판이지 '대통령 죽이기'나  다름없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 보면서 그의 진면목을 알리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김문수가 싫다. 그가 한나라당의 논객으로 인정받는 것은 좋지만 TV토론에 나와 거친 숨을 호흡하며 상대를 몰아치는 모습은 이젠 더 이상 안보았으면 한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일일텐데 그의 말을 듣다 보면 남는 것은 '살기"밖에 없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간판으로 자처하며 92년 민중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좌절했고,   이어 YS 손에 이끌려 한나라당으로 옮긴 그는 금배지를 다는데 성공했으나,  96년 2월 어느날 새벽 ,노동법이 날치기 통과되던 자리에 나타나 거수기 역할을 함으로써 비로소 실체를 드러냈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던 신념은 고작 자신을 키워준 노동계에 칼을 들이대는 것이었다.  이런 일련의 변신을 잘 알고 있기에 그가 노대통령의 저격수로 맹활약하는 그 이면의 모습을 들춰 보고 싶었던 것이다.

 역시 김문수는 이런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다.  지금 정치권에 시한폭탄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96년 총선 안기부 자금' 리스트에 그의 이름이 올라있는 것이다.  그는 안기부가 불법전용해 건넨 2억2000만원의 선거자금을 덕컥 집어 삼킨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김문수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많은 사람들은 그의 명줄도 이젠 다됐구나라고 판단할지 모르지만 '기발한 변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언론사의 취재에 답변으로 나왔다는,  "7년전의 일인데 어떻게 기억하냐?"  "통장 볼 시간이 없었다"는 그의 발언이 이번엔 "대통령을 잡기 위해 안기부 굴로 들어갔다"로 변질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그래서 한가지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싶다.  김문수가 앞으로 정치를 더 하든 못하든 관여할바가 아니지만 이젠 제발 TV토론에 더 이상 나오지 말라는 것이다.  앞으로 구역질나는 자기 합리화를 듣기보다는 지금까지 그에게서 느꼈던 '살기'가 차라리 더 명분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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