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민병길(44)씨의 4번째 개인전이 갤러리 신에서 12월14일 까지 열린다.
이번전시는 ‘사진처럼’을 주제로 3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풀, 나무, 담벼락에 놓인 이름모를 꽃, 안개시리즈 등 우리 주변의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가장 본질적이며 원래있는 그 모습 그대로를 담으려 노력했다는 민씨는 이번 전시에서 리얼리티의 진수를 보여준다.
또한 민씨의 흑백사진들은 형태가 의도적으로 사라져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산을 표현한 작품속에서는 눈에 그려지는 하늘, 산의 능선, 나무로 연상되는 모습이 아니라 민씨의 작품속에서 산은 나무들만이 독립적으로 서있어 산의 형태는 사라졌지만, 산의 이미지만은 살아있다.
또한 안개시리즈에서 민씨는 2스텝오버 촬영으로 0.1초사이의 간격으로 안개의 상을 잡아내 안개위에 안개를 표현, 신비한 모습을 연출한다.
이와같이 이번작업 ‘사진처럼’은 그간 민씨가 해온 회화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예전 작업들과는 아주 다른 각도에서 이루어졌다. 물리적인 방법에서도 작가는 그동안 직접 제조했던 인화지가 아닌 일반 기성품 인화지를 사용하여 리얼리티를 추구했다.
작가가 해왔던 인화지 작업이란 중크롬산, 반다익브라운 등의 감광유제(고무인화)를 직접 제조한 것. 이것은 민씨가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공학도 였다는 이력을 보면 쉽게 짐작해볼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작업은 사실 1800년대 말에 사용했던 것으로 회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에는 아주 적격인 방법이다. 또한 지지체(종이)를 판화지나 직접 도자기판을 불어구어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는 민씨는 그래서 “이거 판화맞죠?”하며 당당하게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가장 본래 모습 다울때 사진을 찍습니다” 라고 말하는 민씨는 리얼리티를 표현하고 있지만 무채색의 화면과 형태가 주는 모호함은 민씨의 작품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으로 다가온다.
/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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