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2시 청주체육관 앞에서 개최될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집적유치! 행정도시·혁신도시 정상추진! 충북살리기 범도민 궐기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화제가 많습니다. '궐기' 대회라는 명칭을 쓰지 말고 '결의' 대회로 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 한나라당직자는 궐기대회가 자칫 성토장이 될 것을 염려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궐기대회가 성토장이 될 것이라 생각했으며, 결의대회로 하면 달라지는 것일까. 그럼, 정작 규탄대회나 성토대회는 어찌해야 되는지요. 사전적 풀이를 보면 결의(決意)란 뜻을 정하여 굳게 마음을 먹는 것을 말하고, 궐기(蹶起)는 어떤 목적을 위해 힘차게 일어나는 것, 즉 발분하여 일어서는 것을 뜻합니다. 규탄(糾彈)은 들추어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이고, 성토(聲討)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어떤 잘못을 규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오송에 조성해야 된다는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도민 모두가 궐기해야 할 것이며, 행정도시 등을 본래대로 하지 않으려는 데 대하여는 이를 규탄하고 성토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따라서 "궐기나 결의는 규탄의 의미가 아니기 때문에 똑같은 의미로 생각하면 된다"는 말이나 "규탄과 성토의 의미가 강한 궐기보다는 도민들의 뜻을 모은다는 차원의 결의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합당하다"는 주장은 모두 제논에 물대기 식의 해석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대회명칭에 대해서는 이것 말고도 또 시시비비가 있었다지요. '행정도시'를 먼저 넣느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우선하느냐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지역현안 우선이냐 지역이기주의 배제냐가 쟁점인 듯 보이지만 기실 속내는 중앙정부 눈치보기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명박표 명품 도시' 운운하면서 행정도시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정부여당의 의도를 감안한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2만의 도민이 참가하는 범도민 궐기대회로서 성격이 정해지고 시·군별 참가인원까지 배정됐는데, 청원군이 느닷없이 1만명 참가를 자청함에 따라 참가인원을 3만명으로 확대하였고, 이 과정에서 청주시의 참가인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그 귀추가 궁금합니다. 참가인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요. 여러 논의과정을 거친 만큼 큰 뜻을 관철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한데 모여 힘을 결집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입니다.

요즘같은 도시집중사회에서 3만명이라는 인원은 많은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16년 전 1893년 봄 보은 장내리에 3만이 넘는 동학농민군이 교주신원과 척양척왜를 요구한 대규모 취회(聚會)를 열었던 것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문제는 얼마나 절실하냐는 것이지요. 행정도시·혁신도시·기업도시의 무산위기, 수도권규제 전면철폐 추진에 따른 위기감,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 집적유치를 비롯한 충북의 최대 현안사업들이 합리성을 떠나 정치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농후함에도 정파와 지역을 초월한 역량결집이 부족하다는 절박한 현실을 얼마나 절실히 느끼느냐입니다.

수도권규제, 행정도시, 충북 현안사업 관철을 위해 정파와 지역을 초월한 충북도민의 지혜와 역량을 결집하고, 정부와 정치권에 도민의 의지와 염원을 전달하여 반드시 관철해야 할 것이며, 그렇지 못할 때에는 강력한 도민행동을 본격 전개하는 결의(決意)의 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충북의 저력을 보여 주세요.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