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버스를 두 번 씩이나 갈아타며 대전으로 나가 농산물을 팔고 돌아와야 했던 옥천군 이원면 지탄리 이모씨(56)는 이제 농산물을 팔러 다니기가 한결 쉬워졌다.

그동안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이 적어 폐역으로 남아 있던 지탄역에 다음 달 1일부터 하루 2번씩 무궁화호 열차가 다시 서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씨를 비롯한 지탄리 주민 20여 명은 오전7시24분에 출발하는 이 열차를 타고 대전에 나가 그들의 생계수단인 농산물을 판 뒤 낮 12시58분 다시 지탄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지탄역은 한 때 영동읍~옥천읍~대전시를 잇는 주민 생활통로로 이용됐지만 인구가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지난 2007년 문을 닫았다.

이 바람에 이원면 일대 주민들은 영동과 옥천, 대전에 농산물을 유통시키기 위해 하루에도 버스를 서너 차례나 갈아타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생활터전이나 다름없던 지탄역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이후 군과 함께 열차가 다시 설 수 있도록 건의서를 만들어 코레일 측에 전달하는 등 폐역 살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경영수익 때문에 지탄역을 운영하기가 어렵다는 게 코레일 측의 입장이었다.

주민들은 다시 건의서를 만들어 관계 요로를 찾아다니며 애원도 하고, 열차를 자주 이용하겠다는 각오도 수 차례 밝히는 등 지탄역 회생을 위해 힘을 모았다.

결국, 이 같은 주민의 노력은 2년의 세월이 흐른 후 무정차역으로 남겨졌던 간이역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군과 코레일 경북남부지사가 지난 달 16일 5월부터 열차를 정차시키는데 합의를 본 것이다.

군은 며칠 후면 열차가 다시 서기 시작 할 지탄역에 노약자들을 위한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하고, 승강장을 말끔하게 도색하는 등 역사 주변을 새롭게 단장해 놓았다.

군과 코레일, 주민들은 1일 오전 7시24분 열차 재개를 환영하는 기념식을 조촐하게 지탄역에서 치를 예정이다.

자신들의 노력으로 폐역을 살려낸 주민들은 농산물을 팔러가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야 했던 지난 2년의 힘겨운 기억을 쓸어내리며 환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