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정지용문학상의 수상자로 도종환 시인이 선정 됐다.

지용회(회장 이근배. 시인)는 충북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이 지역 출신인 정지용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문학인들의 창작 의욕 고취를 위해 주최한 제21회 정지용문학상의 수상자로 도종환 시인(수상작 '바이올린 켜는 여자')을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심사위원인 김남조 시인은 수상작에 대해 “명민한 관찰과 시정신의 깊고 따뜻함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문체의 순탄한 운행이 이 또한 좋았으니 바로 번쩍거리지 않으면서 광채가 있는 수사법이란 장점이 있어 수상결정이 쉽게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김 시인은 또 “시적 역량의 성숙도와 함께 수상작품인 ‘바이올린 켜는 여자’가 심사위원들의 찬동을 얻게 돼 무리 없이 전원 합의의 선을 넘었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정지용문학상은 제1회 박두진 시인을 비롯해 김광균, 박정만, 오세영, 이가림, 이성선, 이수익, 이시영, 오탁번, 유안진, 송수권, 정호승, 김종철, 김지하,유경환, 문정희, 유자효, 강은교, 조오현, 김초혜 시인이 차례로 수상 했다.

시상식은 제22회 지용제가 열리는 내달 16일 오후5시 옥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다음은 수상작인 ‘바이올린 켜는 여자’ 전문이다.

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살고 싶다/자꾸만 거창해지는 쪽으로/끌려가는 생을 때려 엎어/한 손에 들 수 있는 작고 단출한 짐 꾸려/그 여자 얇은 아랫턱과 어깨 사이에/쏙 들어가는 악기가 되고 싶다/왼팔로 들 수 있을 만큼 가벼워진/내 몸의 현들을 그녀가 천천히 긋고 가/노래 한 곡 될 수 있다면/내 나머지 생은 여기서 접고 싶다/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연애하고 싶다/그녀의 활에 내 갈비뼈를 맡기고 싶다/내 나머지 생이/가슴 저미는 노래 한 곡으로 남을 수 있다면/내 생이 여기서 거덜 나도 좋겠다/바이올린 소리의 발밑에/동전바구니로 있어도 좋겠다/거기 던져 주고 간 몇 잎의 지폐를 들고/뜨끈한 국물이 안경알을 뿌옇게 가리는/포장마차에 들러 후후 불어/밤의 온기를 나누어 마신 뒤/팔짱을 끼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싶다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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