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와 거리둔 곳이 적지'-세미나 내용에 반응 예민

'신행정수도 이전의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청원군 강외면 오송지역은 낙점 가시권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선 것인가 아니면 더 멀어진 것인가.'

충남 연기군 금남면을 중심으로한 소위 '연기' 지구 와 공주시 '장기'지구와 함께 신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로 강력하게 경합해 온 '오송지역'의 향후 위상을 놓고 엇갈린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 24일 열린 행정수도기획단 세미나 발표내용을 어떤 시각에서 분석하느냐에 따라 오송이 보다 유력한 후보지로 부상할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반면 반대로 지금보다 더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시사로 받아들여질 여지도 혼재한 때문이다.

신행정수도연구단 소속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는 24일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신행정수도의 규모와 도시형태' 주제의 세미나에서 "신행정수도가 수용할 인구는 50만명이 가장 적절하며 이를 위해 녹지를 포함, 2000만평이 필요하다"고 밝힌 뒤 "도시형태는 기존 대도시에서 상당히 떨어진 '독립형 신도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대목에서 주목을 끄는 내용은 당연히 '대도시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이란 표현이다.

인구가 60만명에 달하는 중대형 도시 청주의 배후에 위치해 있는 오송의 '위치'를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보느냐 , 아니면 가까운 거리로 보느냐에 따라 오송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송이 청주로부터 지근거리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면, 그리고 문제의 세미나에서 발표된 관련학회의 의견이 그대로 확정된다는 가정아래에서라면 연기와 장기 지구보다 오송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설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거꾸로 오송이 청주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지역이라는 견해가 정책결정권자와 학계의 지배적 견해라면 사정은 180도로 달라지게 된다.

 물론 현 시점에서 분명한 사실은 세미나에서 제시된 학계의 의견이 그대로 확정·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금 누가 무슨 말을 했다고 일희일비하는 등 지나치게 반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단이 참여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10월말 확정될 신행정수도 기본구상에 직간접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 역시 엄연한 사실이다.

청원군 강외면사무소측은 "오송지역 주민들은 관련 연구단의 이와 같은 세미나 발표내용이 발표된 직후인 25일 '세미나 내용대로라면 오송이 유력한 신행정수도 후보지의 지위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견해와 '오히려 유리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들을 비슷하게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올 정기국회에 상정될 행정수도 특별법의 국회통과 여부와 함께 향후 오송이 신행정수도 후보지로서 어떠한 위치상 변화를 겪게 될 것인지가 지역 최대의 관심사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춘희 신행정수도건설추진지원단장은 26일 오후 충북도를 방문해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강의에 나서 배경 등을 놓고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 단장은 '21세기 청풍아카데미'의 초청으로 이날 오후 4시 충북도청 회의실에서 공무원들을 상대로 '신행정수도 건설필요성과 추진방향'이란 주제의 강의를 통해 신행정수도 건설의 당위성과 관련 특별법 제정을 위한 현재의 진행상황 등 매우 원론적 수준의 발언만 했다.

다시말해 이 단장은 신행정수도 입지 기준에 대해 "올 연말에 확정되는 만큼 (이 시점에서)특정지역이 유력하다, 그렇지 않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말도 했다.

'21세기 청풍아카데미'는 각계 인사를 초청, 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26일 이 단장을 초청해 이뤄진 강연은 50회째다.

이에 앞서 신행정수도 지원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4일 세미나는 신행정 수도 규모 및 도시형태에 대한 연구결과로 구체적인 입지를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힘으로써 이번 세미나로 인해 불필요하게 일고 있는 논란을 조속히 차단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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