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종 청주시 사회복지사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다. 옅은 초록 잎새들이 수줍어하면서도 제법 그늘을 만든다. 새싹들의 재잘거림에 잔잔한 미풍까지 인다. 바라본다 하여 봄이라고 한다는데 봄의 향연에 마음이 훈훈하다. 창밖으로 보이는 녹음이 여름을 준비하고 바쁘게 사는 사람들의 그늘이 되어주려 한다.

봄을 설렘, 기대, 희망이라고 표현한다. 사람의 바라봄이라는 느낌을 호기심이라고 하면 어떨까. 호기심이라는 것은 어떤 상황에 대해 선악을 구분 짓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순수의 관심, 행동하기 전의 지긋이 바라보는 배려라고나 할까.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그 가치도 달리 보일 수 있다.

아이가 걸음을 하기 전, 눈앞에서 부모들은 온갖 관심거리로 아이가 웃음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라면 아이는 살짝궁 미소를 짓는 형상. 다름 아닌 부모들의 순수한 마음에 대한 아이의 화답. 바라봄은 아이의 마음이다. 맑은 우물이 밝은 달빛을 내듯 맑은 호기심이 세상을 밝게 비추는 것이다.

호기심을 사전에서는 동물이나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원정(願情), 탐사, 교육 등의 선천적으로 무엇이든 알고 싶어 하는 행동들의 원인이 되는 감정이며 또한, 인간에게서 나이에 상관없이 유아에서 노인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발견 된다고 정의한다. 어른에게도 아이 같은 심성은 호기심을 계속 머물게 한다.

그러나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호기심을 넘어 행동으로까지 옮겨지게 되고 의심으로 변한 경우에는 파탄과 비극의 서막이 되기도 한다. 세상이 갈수록 의심의 의심이 더해져서 사람사이 신뢰의 간극이 멀어지고 있다. 요즈음 드라마 대부분이 연인간, 부부간, 사람들간, 심지어는 아이들에게까지 의심이 낭패가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전파되고 있다.

막장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불신사회가 드라마 소재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타인을 의심하는 것은 나쁘게 인식 되고 있고 의심은 상대방을 믿지 못하여 이상하게 여기는 감정이다. 의심은 일종의 공포라고도 한다. 의심은 사람관계를 해치며 또한 근거 없는 의심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친다고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제일 먼저 해친다.

사람사이에서 여유롭게 바라보는 호기심은 사라지고 의심이 만연되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서 호기심으로 시작된 잘못된 행동에 대해 심한 야단과 체벌은 정작 잘못은 잊어버리고 혼난 기억만 마음의 상처로 남는다고 한다. 아이가 훈육의 가치에 대해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의 성장이 필요하기도 하다.

의심치 않고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벗어 날 수 있도록 여유로운 바라봄이 필요하다. 또한, 성경 주기도문에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라는 구절과 같이 우선 자신도 의심의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봄의 어원을 보다(見)라는 동사의 명사형 '봄'에서 온 것이라고 하고 사계절 중 새로움을 붙일 수 있는 계절, 2009년 새봄에 더는 의심치 말고 바라보는 여유의 호기심을 되살려 우리사회 신뢰감이 더 튼튼해지기를 바라본다. 봄은 소통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 봄이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의 시작이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