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산업, 원남면 보덕산 석산개발 추진, 시추탐사 산지전용 신고
‘공원묘지… 낙하산 훈련장 이어 또 혐오 시설’ 주민 강력 반발

반대 현수막이 끊이질 않는 원남면에 이제는 골재를 채취하는 채석장이 추진되고 있다. 님비시설 단골후보지인 원남면은 공원묘지, 쓰레기매립장 등에 이어 군부대 낙하산훈련장 설치 반대를 하고 있다. 이도 끝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원남면의 명산으로 알려진 보덕산을 파헤치는 석산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주민반발이 예상된다.

지난해 시작된 음성 원남면 삼용리 낙하산훈련장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국방부에서 부지매입 예산 30억원을 해당 군부대에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민의 적극적인 반대로 부지매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음성 원남면 덕정리 보덕산에 석산개발이 추진되자, 산 중턱에 위치한 보덕사와 원남면이장협의회가 나서 큰산으로 불리는 보덕산은 큰 인물을 만드는 산이라며 보덕산 지키기에 나섰다. 사진은 반기문유엔사무총장의 생가 마을에서 바라본 보덕산이다.
군부대의 낙하산훈련장 추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원남면은 설상가상으로 ‘덕정리 보덕산 석산개발’이라는 짐을 하나 더 안게 되었다.

원남면 덕정리 산 76번지에 석산개발을 추진 중인 S산업은 작년 3월 전용면적 1815㎡에 채석 경제성 검토를 위한 시추탐사 산지전용 신고를 했고, 내년 3월 말까지가 전용기간이다.

최근 들어서 시추를 위한 장비가 들어서고 보덕산 이곳저곳에 구멍을 뚫고 있다. 시추탐사를 하고 난 후 경제성이 있을 경우 평가 자료와 토석 채취허가를 해달라는 신청서도 음성군에 제출하게 된다. 물론 이후에도 실과 협의, 사전환경성검토·재해평가, 군정조정위원회 개최, 주민공청 등 의뢰 통과해야 될 절차가 많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S산업은 보덕산 8만5000㎡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상당수 부지를 매입해 놓고 경제성 검토를 위한 시추작업을 시행 중이다.

이 때문에 보덕산 내에 위치한 절인 보덕사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이곳에 주지 석암스님은 “S산업 사람들을 두 번이나 만났다”며 “첫 번째는 코발트 광산개발을 하겠다고 했고, 두 번째는 석산개발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석암스님에 따르면 “방위산업체 원소인 코발트를 채취하는 광산을 개발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골재 채취를 위한 석산개발을 하겠다고 며칠사이에 입장이 바뀌었다”며, “S산업이 산을 싼 가격에 사들여 산을 개발한 뒤 비싼 가격에 팔아먹기 위하여 있지도 안은 코발트 광산 시추탐사를 위해 이곳저곳에 구멍을 뚫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도 더 큰 걱정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원남면 행치마을 뒷산이 바로 보덕산이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묘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선영이 있는 곳의 산 반대편에서 석산개발을 위한 시추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흉물이 된 가엽산을 보라!
석암스님은 “이미 풍수지리학적으로도 명산임이 입증된 곳을 곳곳에 구멍을 뚫고 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코발트니 석산개발이니 하는 이름을 붙여 보덕산을 파헤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정색하기도 했다.

“S산업이 7년만 개발할테니 도와달라고 자신을 설득하려 했다”며, 그래도 “석산개발에는 동의하지 못한다고 잡아뗐다”고 말했다.

다급해진 석암스님은 지난 19일 반기문전국마라톤대회로 막을 내린 품바축제 기간에 배포할 전단지 4000부를 제작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의 만류로 이뤄지지는 안았다.

하지만, “음성군을 대표하는 가엽산을 보라! 석산개발로 명산이 흉물스럽게 되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를 보더라도 보덕산은 지켜야 된다는 것이 석암스님의 주장이다.

보덕산에서 내려가는 물이 중부신도시 주민의 휴양지가 될 통동저수지와 60억 원을 들여 수상레져타운으로 조성된다는 원남저수지로 유입된다. 이 때문에 석산개발로 이 두 저수지가 오염될 수도 있다고 석암스님은 견지하고 있다.

반기문유엔사무총장 연임 부정탈라
석산개발 예정지의 진입로 앞 마을인 보룡리 한 주민은 보덕산은 옛날부터 큰산이라고 불릴 정도로 원남면을 대표하는 산이며, 정월대보름이면 큰산이라고 불리는 보덕산 정상에 올라 풍년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기원제를 지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풍수지리를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이 마을 주민들은 보덕산을 큰 인물을 만드는 산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60년도에 음성군수를 지낸 보룡리 출신의 송홍식 군수를 비롯해 주병덕 충북도지사,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이 보덕산 자락에서 태어난 인물들이다.

보덕산 동쪽은 반기문 생가 복원 사업을 하고 있는 반면 산 반대쪽은 석산개발을 위해 산 이곳저곳에 구멍을 뚫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석산개발 허가가 나면 발파작업도 불가피하다. 행치마을 주민은 “앞으로 연임도 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부정을 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는 입장이다.

석산개발 현실적으로 어려워
군 관계자에 따르면 석산개발을 하려면 여러 가지 필요충분조건을 갖춰야 되는데, 그 중 진입로 확보가 가장 큰 문제인데 군유지와 일반토지들이 걸쳐있어 진입로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석산개발은 산 7부 능선 아래로 개발해야 되는데, 예정지가 7부 능선 위쪽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석산개발 허가 신청까지는 하기 어려울 것이라 게 군 관계자의 관측이다.

한편, 원남면이장협의회(회장 최재식)는 석산개발 반대성명 등 갖가지 반대세력을 결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재식 회장은 오는 23일 음성읍내 식당에서 개최되는 음성군이장단협의회에서 보덕산 석산개발 건을 안건에 올려 군이장단협의회 차원에서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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