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4당체제로 바뀌면서 지방에서도 내년 총선을 향한 인물 사냥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인물영입의 필요성은 통합 신당쪽에서 더 절박하다. 신당의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데도 이를 견인할만한 새로운 인물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민주당 공조직 책임자들이 대거 신당에 참여, 혹은 예정이지만 유권자들에게 신당의 이미지를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것도 인물영입 필요성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민주당 신주류 핵심이었던 진천 출신 이재정의원(전국구)의 충북진출이 한 때 점쳐졌으나 현재로선 실현 불가능하다는게 중론이다. 이의원은 오히려 통합신당의 외부인사 영입 책임자(간사)로 나서 활동을 시작했다. 때문에 이미 민주당 탈당과 신당참여를 공식화한 홍재형의원과 노영민위원장(청주 흥덕), 그리고 여타 신당세력들은 조만간 충북에서의 신당추진을 위한 기구를 구체화하고 자체 인물물색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는 알 수 없는 것”
인물영입과 관련, 현재 도내 신당세력들이 1차적으로 관심을 갖는 지역은 사고지구당으로 방치되고 있는 제천-단양과 괴산-증평-진천-음성 등 두곳의 복합 선거구. 제천 단양은 아직 구체적인 인물부상이 없지만 신당측에선 “히든카드가 준비되고 있다”며 기대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오랫동안 이곳이 민주당 사고지구당으로 방치됐기 때문에 신당의 간판인물도 아직 가시권으로 드러난 것은 없다. 다만 중앙당 차원에서 인물물색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지역 정가에선 제천 출신 청와대 유인태정무수석의 출마가능성을 여전히 변수로 치부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불가능한 발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괴산 증평 진천 음성에선 당장 두 사람이 입줄에 오르고 있다. 자민련 정우택의원과 김진선 전 국가비상기획위원장(전 민주당위원장)이다. 지난 대선 때부터 당적변경 가능성을 놓고 오랫동안 관심을 끌어 온 정의원의 경우 현재 신당은 물론 한나라당까지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만약 자민련이 정치적 활로를 못찾는다면 정의원의 당적이동은 불문가지. 때문에 신당과 한나라당은 불감청이지만 고소원의 입장에서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도내 신당파의 한 관계자는 “지금이야 얼토당토 않은 얘기쯤으로 들리겠지만 정치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신당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정의원만한 인물도 없다. 문제는 자민련의 향후 행로다. 앞으로도 여의치 않으면 우리가 정의원을 선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민련이 걱정되는 정우택의원
그러나 정의원에 대해선 한나라당의 입장이 더욱 각별하다. 이곳 위원장이던 이원배씨의 음성군수 출마로 한나라당은 조만간 새로 조직책 공모를 추진해야 할 판이지만 내년 총선 당선을 보장할 만한 인물발굴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사실상 정의원은 지난 대선 때 제천 단양의 송광호의원과 패키지로 오는 것으로 조율됐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그 때 결행할 경우 지역정서를 건드려 오히려 대선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만약 정의원이 당을 옮긴다면 그 첫 순위는 물론 한나라당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의원은 대선 당시 자신의 탈당설에 대해 “자민련이 정당으로 남아 있는한 절대 탈당하지 않는다”고 밝힌 적이 있다.

김진선 전 위원장도 최근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16대 총선에 민주당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후 정부의 서해교전 대응에 불만을 토로하고 탈당했던 그는 대선 때 정몽준의 국민통합 21에 둥지를 틀었지만 정치적 좌절을 경험했다. 도내 신당파들은 인물경쟁력을 이유로 김 전위원장의 영입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16대 총선에 뒤늦게 뛰어들었는데도 3만5168표를 얻어 3만6505표의 정우택의원에 간발의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총선에 떨어진 후 “정치에 신물이 난다”고 속내를 드러냈지만 현역 시절부터 정치뜻을 품어 왔기 때문에 항상 변수로 지목된다.

이시종 충주시장도 내년 총선구도와 관련된 인물 사냥의 영순위 타깃으로 부상했다. 이원성의원이 신당행을 택한 후 건강회복을 전제로 총선 재출마 가능성을 밝혔지만 정가에선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한다. 도내 신당파들은 이미 이시장의 영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시장이 총선에 출마한다면 같은 한나라당 당적인 한창희위원장과의 관계 때문에 어차피 신당 아니면 무소속을 택할 수 밖에 없다. 당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우리로선 당연히 이시장을 잡을 수 밖에 없다. 정치적 이미지상으로도 큰 하자가 없기 때문에 굳이 다른 카드를 준비할 필요가 있겠는갚라고 반문하는 신당 관계자의 말에서 이미 상당부분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