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옥균 정치경제부 기자

선거는 대통령선거, 초등학교 반장선거를 막론하고 흥미롭다. 당선을 결정짓는 역학관계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주변인들의 훈수나 전망도 난무하기 마련이다. 선거란 것은 본래 선거를 치르는 집단 개개인의 뜻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로 인해 스스로를 왜곡하기도 일쑤다. 많은 선거를 통해서 경험했듯 당선을 위해서는 실력이나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난 한 달간 대한건설협회충북도회장 선거와 관련된 기사가 신문지상을 뜨겁게 달궜다. 단일화를 통한 추대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건설사를 단합하는데 적합하다거나, 제 살 깎아먹기 식의 소모적인 선거는 지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건설협회장 선거의 중요성보다도 세간의 화제가 됐다. 건설협회 운영의 문제까지 불거지며 더욱 화제를 모았다.

필자도 한몫했다. 누가 출마할지, 누가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지 나름대로 판세를 분석한 기사를 내놓았지만 결과는 오보였다. 본지 8일자에 양자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어설픈 예상은 빗나간 듯싶다.
사실 기사화를 할 당시에는 오보가 아니었다. 당시에는 당사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된 사실을 기사화했고 그때는 그랬다. 하지만 이합집산이 반복되면서 오보가 된 것이다.

훈수를 두는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번 건설협회장 선거를 임하는 구성원들의 목소리는 두 가지인 것 같다. ‘내가 아니면 안된다’와 ‘너만 아니면 된다’로 정리하면 과격한 표현일까. 그렇다면 에둘러 이야기하자. 에둘러 이야기하자면 구성원간에 한동안 논쟁이 일었던 ‘선거냐’ ‘추대냐’와 같은 의미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이해되지 않는 점은 돌아가는 분위기가 선거는 악이고 추대는 선인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만인이 추대를 원한다는 전제 속에서 말이다. 하지만 분명 모든 구성원들의 생각은 아니다. 단 한사람이 원치 않는다고 해도 의견은 두 가지로 구분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쪽만 강조한 탓에 또 다른 의견은 묻히고 말았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상징이다. 선거의 결과는 다수의 의견을 따른다. 민주주의의 기본이 되는 선거 자체가 옳지 않다는 논리는 궤변이다. 오히려 어떻게하면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선거를 치를까 고민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자격요건을 갖추고 회장을 맡아 협회를 위해 열심히 일할 결심이 섰다면 선거에 출마하면 된다. 그리고 결과는 투표권자에게 맡겨야 한다. 선거운동기간 적법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면 우려하는 분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출마하는 사람이나 투표하는 사람이나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말이다.

지난 13일부터 후보등록이 시작됐다. 나름의 취재를 통해 또다시 어설픈 예상을 해보자면 2~3명이 최종적으로 후보등록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 추대와 경선의 논란이 아닌 협회를 쇄신하고 선거가 끝난 후 지역경제와 건설협회원들의 이익을 위해 건설협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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