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주민 '가로수 분쟁 대안제시'… 市,'당초안 고집'

▲ 4일 용암동 버즘나무 이식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농협4거리 지하차도에 이식반대를 알리는 대자보를 붙이고 행인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았다. 지하차도 입구 멀리 보이는 버즘나무가 시가 강서동 가로수길에 보식하려는 수령 20년된 버즘나무다.
청주시와 용암동 주민간의 가로수 분쟁이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가 용암동 버즘나무(플라타너스) 432그루를 캐다 강서동 가로수길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시작된 가로수 분쟁은 지역주민들의 서명이 담긴 진정서가 시의회 의장과 시장에게 전달되는 상황까지 왔다.

용암동 일부 주민들은 지난 4일까지 1560여명의 서명을 받아 진정서를 7일 김종록 부시장에게 전달했다. 또 같은날 고용길 청주시의회 의장에게 중재를 요청했다. 용암동 주민들은 시가 수곡동과 봉명동 일부 구간의 버즘나무를 이식하는 계획도 세웠던 만큼 해당 지역의 버즘나무를 이식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령 20년된 버즘나무를 이식할 경우 뿌리가 깊이 자리를 잡아 굴착에 따른 도로 훼손과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이팝나무로 강서동 일부 가로수길을 보식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암동 일부 주민들은 방서 4거리에서 용암동 천주교 성당까지 동부우회도로 구간에 심겨진 가로수가 차량 통행량이 많은 이 지역 아파트 단지에 방음효과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또 14년간 이 지역 주민들에게 한여름 녹음과 그늘이 되어준 사실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시는 동부우회도로를 이팝나무 특화거리로 만들려는 2006년 가로수 조성 기본계획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계획에는 용암동 버즘나무에 대한 이식계획은 빠져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은 주민공청회 한번 없는 행정절차상의 문제를 꼬집고 있다.

이에 시는 이팝나무의 장점을 부각 시키고있다. 병충해가 적고 하얀 꽃이 피어 한달 이상을 가기 때문에 특화거리 조성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미 동부우회도로 구간에는 차단녹지가 조성되 방음 효과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용암2동 박병만 주민자치위원장이 용암동 가로수길 이식에 반대하는 주민 서명을 지난 4일 용암동 농협4거리에 받고 있다. 어린학생이 서명에 동참할 정도로 지역민들의 높은 관심도를 가늠케 한다. 이날까지 지역주민들은 1900여명의 서명을 받은 상태다.
이에 대해 유성훈 시의원(용암 1·2동 영운동)은 "시가 사례로 든 대전 유성구의 이팝나무 거리는 조성된지 28년이 됐다"며 "시가 말하는 12년 산 이팝나무를 이식할 경우 꽃이 피는 특화거리가 조성되려면 10여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 의원은 "주민 의견수렴을 해 달라는 요청으로 대안까지 제시했는데 시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시장은 합의에 의한 가로수 조성을 강조한 만큼 당당 공무원의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곽승호 청주시 도시관리국장은 "유 의원께 주민의견수렴을 해달랬다"며 "바람직한 결론이 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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