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혁연 중부매일 문화부장

열악한 언론 환경에서, 그것도 양적 경쟁만이 극심한 충북의 언론시장에서 충청리뷰가 창사 10돌을 맞기까지 꿋꿋이 제 위상을 지켜온 건 보통 의미 있는 ‘사건’이 아니다. 독자로서 먼저 진심어린 축하를 보낸다. 리뷰가 걸어온 10년은 과거 활동의 축적을 지문처럼 보여주고, 또 미래에 대한 방향과 좌표를 드러낸다. 지금 리뷰는 불의에 대한 ‘불타협’으로 대표되는 ‘리뷰 정신’과 전환기 정체성의 문제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리뷰 정신’은 ‘정론직필‘ ‘불편부당’ ‘사회의 거울(또는 소금)’ 등등 흔히 언론에게 명예의 호칭처럼 따라 붙지만, 실제로는 언론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가치들을 그래도 가장 성실하게 추구하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 때문인지 독자들은 과장, 축소, 곡해 없이 ‘있는 그대로’ 활자화하려 애쓰는 언론매체로 리뷰를 인식하는 것 같다.

몇 해전 대다수 언론이 노근리 사건을 소극적으로 다루거나 곁눈질만 하고 있을 때, 리뷰는 선도적으로 진실의 광맥을 찾아 시추공을 뚫는 자세로 이를 집중 보도했다.

리뷰는 지난해의 이른바 ‘리뷰 사태’ 때 검찰의 보복수사에 대해 적당한 타협보다 준열한 저항을 택했다. 리뷰는 이렇듯 매사에 정정당당하려 애썼다. 권력 핵심부 인사가 낀 스캔들인 소위 ‘양길승 향응접대 사건’도 리뷰의 특종보도로 진실의 문이 열렸다. 혹자는 “제보가 그쪽으로 갔기 때문”이라고 에누리하려 하지만, ‘리뷰 정신’이 없었더라면 그런 제보는 물론 특종보도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기자만의 판단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리뷰에게는 지금의 평판에만 안주할 여유가 없다. 고치고, 바꾸고, 점검을 해야 할 것이 적지 않다는 말이다.
충청리뷰는 1주일 사이클의 ‘리뷰’라는 그릇과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 충북’을 통해 심층성과 속보성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것 같은데, 이런 시스템은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 있다. 양길승 사건에서 보듯 ‘오마이 충북’은 속보성에서 강점을 발휘했다. 하지만 속보성에 무게중심을 놓다 보니 취재 호흡이 짧아진 때문인 듯 깊이 있는 기사, 고도의 가치판단 위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사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 같다. 리뷰 독자들은 ‘속속들이 파헤친 기사’, ‘예민한 사안을 뱃심있게 써 내려간 기사’ 같은 사안이라도 ‘남들이 놓쳐버린 다른 시각에서 본 기사’에서 리뷰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한다. 이런 점에서 리뷰가 양길승 사건과 관련, 검찰 수사의 문제점과 여전히 남은 의혹들을 정리하고 나아가 검찰개혁의 절실성을 부각함으로써 언론의 의제설정 기능을 잊지 않은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과학적 분석은 아니지만 ▶정치면 과잉-사회면 왜소 현상 ▶이른바 관급 기사류의 지방판 ▶인신 비하적인 제목(예: ㅇㅇ도 머리를 깎아라, 눈치 하나 빠르네) ▶특정 가치와 사회단체에의 편향 등은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다. 경제기사도 너무 부족하다.

끝으로 같은 길을 걷는 기자로서 다음의 말을 리뷰 선후배 기자들과 함께 되뇌이고 싶다.
“기자는 권력자나 재력가도 아니지만 그 눈길은 항상 시대의 근심에 돌려져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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