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동 '이안아구찜'
계절이 바뀌면서 왜 그런지 모르게 우울해지는 날이 있다. 황사라고 오면 칼칼해진 목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싶은 욕망도 든다.
이럴 때, 화끈하게 맵고 상큼하게 씹히는 맛이 그리워진다. 청주시 흥덕구 강서동에 있는 '이안아구찜'을 찾았다. 이 동네는 아구찜 전문 요리점만 3군데가 있을 정도로 청주지역에서는 유명한 곳이다.
입맛따라 고를 수 있으니 좋고, 택지 개발로 예전보다 훨씬 더 청주시내와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 들면서도 드라이브 코스로 여길만큼 적당한 거리에 있는 곳이다.
이안아구찜도 아구전문요리점이다. 중간맛을 주문했는데, 역시 아구찜은 매워야 제맛이다. 빨갛게 버무려진 콩나물과 아구, 미더덕 등의 해물이 조화를 이룬다.
아구 고기맛은 여느 식당이나 비슷해 양념이 얼마나 내 입맛에 맞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이 집의 양념맛은 깊은 매운맛이라고나 할까. 먹을때는 매콤하지만 다 먹고나면 진한 매운맛이 위장에 남는 것 같다.
아구찜의 또다른 별미는 콩나물맛이다. 찜용 콩나물은 국거리용과 달리 굵고 크다. 이 콩나물을 얼마나 익히느냐, 양념이 어느정도로 배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이집은 아삭아삭 씹히는 맛과 적당히 밴 양념맛이 제대로 콩나물에 들어있다. 그러니 아구찜을 먹는건지, 콩나물찜을 먹는건지 몰라도 맛있다는 느낌을 갖게되는듯 싶다.
이안아구찜은 찜과 함께 나오는 반찬들이 정갈하면서도 색다르다. 단호박찜 한조각, 부침개, 홍어무침이 훌륭한 반찬거리가 된다. 또 따뜻하게 데워져 나온 번데기도 미각을 새롭게 만든다.
인심또한 나쁘지 않아 반찬을 추가로 시켜도 눈치를 주지않는다. 아구찜은 나중에 볶음밥으로 먹어도 좋은데, 나는 식성한 그냥 밥과 함께 먹는다. 그래야 덜 매우니까.
어른 2명, 어린이 2명이 가서 '중'을 시켰는데, 약간 고기가 적다는 느낌이다. 음식점 나올 때 늘 하는 후회중 하나가 '어차피 사먹는건데, 대(大)로 시킬 것'하는 것이다. 대신 콩나물이라도 원없이 먹었으니 괜찮다고 위안할수 밖에 없다.
이집은 또 좌석이 넓고, 가족단위 손님이 앉을만한 작은 방들도 여러개 있다. 주차하기도 편리하다. 아구찜은 소(3만5000원), 중(4만5000원), 대(5만5000원)등 세가지 종류가 있다. 이밖에 아구탕등의 메뉴도 있다. 강서지구대 뒤쪽에 있는 아구찜 골목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043-236-7778)
안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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