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은 달라도 애향심은 ‘하나’… 장학·봉사에 적극적
출향 기업인 모임 ‘충북포럼’ 태동 견인차 역할도

본지 3월 6일자에서 보도한대로 충북의 인맥이 점점 얇아지고 있다. 약한 도세도 문제지만 그보다 충북출신 인사들의 응집력과 애향심 결여가 더욱 문제다. 고향을 잊고 살기 일쑤다. 이러한 가운데 간간히 들려오는 지역 출신 인사들의 고향 사랑 소식에 지역민들은 하나의 희망을 보게 된다. 그것이 정치적인 목적이든 어떤 다른 목적을 배경으로 두고 있든 간에 지역민으로서는 반길만한 일이다.

▲ 경청호 김기문 김두환 박덕흠 박환규
청주·옥천·괴산 등 고향 챙기기
지난 1월 16일 증평군 증평읍 창동1·2·3리 마을경로당에서는 경로당 결산총회를 겸한 조촐한 잔치가 열렸다. 이날 모인 경로당 회원 80여명은 3년 전 경로당 부지를 희사해 새 건물을 짓게 해준 김두환 한국화장품 부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농촌마을이 노령화되면서 기존 경로당이 비좁아졌다. 경로당을 신축하고자 해도 부지가 없어 애태우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김 부회장은 자신 명의의 땅 142㎡를 선뜻 내놨다. 재경증평군민회장을 맡고 있는 김 부회장은 해마다 고향에서 열리는 ‘증평인삼배 씨름대회’에도 1000만원씩 후원하는 등 남다른 고향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경청호 현대백화점 부회장의 고향 사랑은 잘 알려져 있다. 2005년 2억원을 시작으로 2006년 2억7500만원, 2007년에는 9억5900만원이 아동복지, 청소년활동, 장애인복지, 장학사업 등에 지원했다.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청주대 영상미디어센터, 어린이 축구교실, 청주맹학교 프로그램 지원, 지역아동센터 도서지원 등이다. 현대예술상(3000만원), 온누리지역아동센터(이주여성 아동센터·3000만원), 경실련 정도대상 지원(2000만원)은 연속사업이다.

2006년까지 충청북도 기획관리실장으로 충북에 거주하다 지난해 11월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에 임명된 박환규 사장은 지난 1월 충북재활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쳤다. 2005년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사회공헌활동을 체계화하기 위해 창단한 '이웃사랑봉사단' 활동의 일환이다.

전국 31개 봉사팀이 장애인시설, 유아보육시설, 탁아시설, 경로당 및 외국인 거주시설을 방문해 안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박 사장은 취임이후 첫 방문지로 충북재활원을 택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그동안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회환원사업을 펼치고 있어 충북 출신 박 사장의 취임으로 지역의 소외된 곳에 이전보다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도 지난 1월 22일 고향인 괴산군을 찾았다. 회장을 맡고 있는 중기로타리클럽 회원 40명과 고향을 방문한 김 회장은 괴산군 청천면 대티리에 있는 장애인시설 소망의 집을 찾아가 김치냉장고와 운동복·점퍼·음식 등의 위문품을 전달하고, 괴산노인전문요양원에 격려금과 성인용 기저귀 등을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김 회장이 운영하는 시계 전문업체 로만손에서 충북대에 장학금 1억원을 기증했고, 최근에는 30억원을 모교인 대성고에 기부한 정봉규 ㈜지엔텍홀딩스 회장,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장 등과 함께 충북 출신 기업인들의 모임인 ‘충북포럼’을 만드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들의 고향은 수도권보다 몇 배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 고향이 잘 살아야 경제위기도 끝나는 것”이라며 고향 사랑을 설파하고 있다.

김 회장과 함께 충북포럼 설립에 앞장서고 있는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장도 남다른 고향 사랑을 펼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3월 자신의 고향인 옥천군(안내면 현리) 옥천군장학회에 3000만원을 쾌척했다. 박 회장은 그 동안 지역 후배들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모교인 옥천중학교와 옥천고등학교에 해마다 1000만원씩 기탁하고 있다.

또한 옥천중학교 배구선수들의 체력증진을 위해 매년 600만원의 후원금을 내 스포츠 꿈나무들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옥천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서도 매년 10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박 회장은 “어린 후배들이 마음 놓고 공부해 훌륭히 자라서 고향을 이끌어가는 거목을 성장하기 바란다”고 후원의 의미를 밝혔다.

박 회장의 고향사랑은 후배양성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지역 노인들을 위해 1700만원을 들여 안마용 의자 13대를 읍겦?경로당에 기탁했다. 지난 1월에는 충북전문건설협회(회장 이상열)과 함께 인기 연예인들을 초청해 다문화 가정을 위안하는 콘서트를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얼마 전 한국관광공사가 투자한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 전무이사를 맡은 오장세 전 충북도의회 의장도 청주교육청을 찾아 교복 180벌을 전달했다. 그랜드코리아 수익금의 사회환원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지역경제인도 한몫
이 밖에 지역경제인들의 고향 챙기기도 눈길을 끈다. 장덕수 충북소주 사장은 세계조정선수권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2013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유치위원회와 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나섰다.

충북소주는 ‘2013 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충주로!’라는 문구를 소주병 보조 상표로 할용하고, 업소용 포스터·앞치마·홍보용 볼펜 등을 통해서도 홍보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박한석 2009한국JC 사무총장(삼영가스 부사장)은 3000명 규모가 참석하는 한국JC 워크숍과 직무교육을 수안보로 유치시켰다. 정무후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의 부탁으로 성사된 이번 워크숍을 통해 북부지역 관광산업을 전국으로 알리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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