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물점 주인 홍정순 씨 시 전문지서 신인상

올 해 서른일곱. 단양군 대강면에서 남편과 철물점을 운영하는, 그래서 평범한 시골 아줌마일 것 같은 주부가 중견 시 전문지 시안(詩眼)의 22회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돼 화제다.

홍정순 씨의 수상작은 ‘소설(小雪)을 지나다’로 심사를 맡은 신달자·오태환 시인은 “생활현장에서 얻은 삶의 조각들을 결곡하게 재구성해서 시류에 현혹되지 않는 독특한 세계를 창조했다”며 “수십 편의 작품 중 예심을 거쳐 올라온 7명의 작품 가운데 단연 최고작으로 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단양에서 태어나 지금껏 살고 있는 홍 씨는 고교시절 문학동아리 활동을 하며 맺은 시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시 마니아다.
틈나는 대로 시집을 사보고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시 관련 잡지와 문예지가 8개나 된다.

더욱이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종가집 맏며느리이자 세 아이의 어머니로, 철물점을 지키는 안주인으로 눈코 뜰새 없은 일상에 버거워 하면서도 한순간도 시를 잊은 적이 없다.

그가 시와 만나는 시간은 새벽. 일찍 일어나 시와 노는 이 시간이 그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가장 편안한 시간이라는 것.

그는 “아침 6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가게에 매달리다 보면 녹초가 되기 일쑤다. 하지만 며느리로, 아내로, 어머니로 변하지 않는 일상처럼 시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도 한결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전문지 신인상을 받으며 정식 시인이 된 그는 이제 새로운 꿈이 생겼다. 문학사에 기억될 만한 좋은 시집 한 권 갖고 싶다는 것.

홍씨는 “좋은 글들로 가득찬 시집을 쓰고 싶다. 신인상 수상 이후 여러분들이 격려해 주셔서 힘도 생긴다. 앞으로 좋은 시를 많이 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