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개발로 위기 맞은 우진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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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개발로 위기 맞은 우진교통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9.03.04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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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사회문화부 차장

2004년 여름 뙤약볕 아래 녹아내릴 듯한 아스팔트 위에서 농성하던 우진교통 노동조합원들을 처음 만났다. 지금은 고인이 된 당시 변정용 위원장과 농성 천막에서 수주 잔을 나누기도 했다.

경영권을 인수한 노동조합이 이듬해 1월 첫 운행을 시작하면서부터 시내버스를 탈 때 마다 어느 회사 버스인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자주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회사 이름을 확인해 골라 탈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우진교통을 만나면 왠지 친근하게 느껴졌다.

노동자자주관리기업이라는 이름으로 만 4년을 운영하는 동안 말 못할 어려움과 고통이 있었겠지만 지금껏 잘 버텨왔다. 그런데 택지개발에 수용당하는 차고지 문제에 말로 아직도 빚 투성이인 우진교통이 감내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들 스스로도 얼마전 벌어진 용산 참사에 비유하면서 자신들의 허탈한 마음을 넋두리 하듯 토해내고 있다. 우진교통이나 택지개발 사업시행자인 주택공사 모두 보상가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대략 추정해 보면, 회사 소유 토지가 5300여㎡ 정도인 주차장의 보상가는 3.3㎡당 15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가정하면 대략 24억원쯤 예상된다.

임차해 사용하는 정비고와 낡은 건물, 여기에 이주비용 등을 후하게 더하더라도 몇 십억 이상은 예상하기 힘들 것이다.

반면 이 땅에 관련된 채권만 금융권의 근저당 17억원과 집단 퇴사한 직원들의 임금채권 30억원 등을 포함해 50억원이 훌쩍 넘는다.

여기서 우진교통이 필요하다고 하는 최소한의 차고지 면적 1만3000㎡의 매입비용을 추정해 보자. 시 외곽의 값 싼 땅이라 하더라도 3.3㎡당 100만원은 넘을 것으로 가정하면 땅값만 40억원이다.

여기에 사옥과 정비고를 짓고 주차장을 조성하려면 추가비용이 얼마나 들어갈지 모른다. 빚잔치 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회사 직원들의 넋두리가 허튼 소리는 아닌 셈이다.
취재를 통해 주택공사 측도 우진교통의 안타까운 사연을 잘 알고 있고 해결할 방법이 없는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하지만 무엇하나 희망이 보이는 대안은 떠오르지 않고 있다. 대체토지나 차고지를 존치시킨다 하더라도 이에 따른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결국 시선은 청주시나 충북도 등 자치단체로 옮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이경우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택지지구 내에서 시유지를 모아 그중 일부를 차고지로 임대 지원하거나 아예 시 외곽에 공영 차고지를 조성해 지원하는 정도의 방법이 파편적으로 제시되는 게 전부다. 두 방법 모두 편법 또는 형평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최소한 노동자들이 가까스로 살린 도내 최대 시내버스 기업을 택지개발의 악령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검토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시내버스가 공공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논리를 되풀이 하지 않더라도 개인도 재개발로 인해 위협받는 생존권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하물며 250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생존권을 지역사회가 외면해서야 되겠느냔 말이다.

우진교통 차고지는 하나의 민간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청주와 청원 주민 80만명의 이동 수단과 관련된 문제라는 관점에서 지역사회가 나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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