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시작되는 3월인데 눈(雪)이 내렸습니다. 충청타임즈 김성식 생태전문대기자에 의하면 인간의 탐욕이 오늘과 같은 기상이변을 초래했다고 합니다만, 어쨌든 3월에 내리는 눈을 두고 서설(瑞雪)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기상이변은 예로부터 인간의 잘못을 책망하는 하늘의 뜻이라 여겨오지 않았습니까. 21세기 첨단과학시대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하늘의 재앙을 불러 온 것이라고 봐야겠지요.

근래 우리고장 충청북도가 편안치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무엇 하나라도 제대로 되는 것이 없고, 전에 작정해 놓은 것마저도 불투명해지기 일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가 그렇고 기업도시, 혁신도시 또한 마찬가집니다. 대선공약 중 하나였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튼가 하는 긴 이름의 것도 물 건너 간 것 같고, 기정사실처럼 돼 왔던 첨단의료복합단지도 어찌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니 참 답답합니다.

게다가 청주국제공항마저 활성화는 고사하고 민영화로 간다면 더욱 어려워 질 게라고 걱정들입니다. 이런 와중에 북부지역 제천에서는 충북을 마다하고 강원도에로 편입을 하겠다고 하질 않나, 남부지역의 옥천은 대전광역시를 기웃거리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 뿐입니까. 청주·청원 통합을 두고 양 자치단체 간에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으면서 청원시 승격이 어떠니 통합시장 출마가 뭐라느니 하며 대리전을 치르느라 고달파진 주민단체들.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대립과 갈등 속에 죽어나는 건 주민들뿐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을 보면, 해묵은 골칫거리가 된 운보의 집 문제에서부터 엊그제 터져 나온 도립 챔버오케스트라 지휘자 선정 문제나 청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에 이르면 골치가 쑤시고 갑갑하기만 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우리 고장 충청북도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단없는 전진'을 할 수 있을까요. 흔히 이럴 때 지역의 원로 어른들이 나서서 길을 제시해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합니다만, 우리 고장에는 '어른'이 없다고들 합니다. 지역주민들의 존경을 받는 원로가 있어야 지역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나서 줄 터인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죠. 안타까운 일입니다.

권력 앞에 금권 앞에 줄을 서는 어른은 있었는지 몰라도 그런 것과는 초연하게 지역을 지키며 걱정하는 존경스러운 어른이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유가 어디에 있건 서글픈 일입니다. 또한 그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큰 바위 얼굴'은 기다린다고 해서 나타나기보다는 우리 모두 각자가 스스로 노력할 때 이뤄지는 것이라면, 이제부터라도 내 고장 일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참여해야 옳지 않겠는지요. 뒤에서 흉보고 손가락질하기는 쉽습니다만 되는 일은 없지요.

옛날부터 큰일이 생기면 떡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떡 해놓고 하늘에 비는 것은 결국 공동체 사람들이 함께 해서 일을 해결하자는 것이기도 합니다. 떡만 먹고 돌아서는 것이 아니지요. 그러니 크게 청풍명월 푸닥거리 한판을 벌여보면 어떨까요. 네 편 내 편 가리지 말고, 남한강 금강 미호천 달천 나누지 말고, 라이트 레프트 따지지 말고 한자리에 만나서 소통해 보면 뭔가 길이 열리지 않을까도 싶은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다원예술매개공간 톡톡' 개업식에서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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