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원 청주종합무역 대표(41) …올해 150억 수출목표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국민은행 맞은편 5층 건물 입구인 ‘청주종합무역빌딩’. 이름에서 이 곳에 무역업을 하는 업체가 입주해 있으리라는 것쯤을 알아채는 건 전혀 어렵지 않지만,  이 곳이 도내 농산물의 해외 수출을 선도하는 최대의 무역업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 싶다.

청주종합무역이 도내는 물론 국내 농산물의 국제화를 선도하는 개척자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장장원 대표(41)는 척박했던 도내 농산물의 해외 수출을 혼자의 몸으로 일궈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장 대표가 도내 농산물을 해외로 수출할 생각을 한 때는 7년전인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주대 중문과(82학번)를 나와 86년부터 92년까지 대농 서울 본사의 일본사업부에서 일한 경험은 그를 중국어에 이어 일본어의 능통자로 만들었고, 아울러 수출입 업무에 눈뜨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성공 스토리가 그렇듯 그 역시 자신이 몸담았던 대농이 내리막길을 걷게 되면서 ‘자립’을 꿈꿨다. 그는 자신의 특기를 살릴 수 있는 분야, 즉 무역업에 관심을 가졌다. 다만 특이한 점은 그가 섬유계통이 아닌 농산물에 일차적인 관심을 두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산물 품질이 우수한 데도 국제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 문제의식과 함께 도전의욕을 느꼈다고 할 까요. 아무튼 ‘농산물도 해외시장을 잘만 개척하면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대농근무시절 숱한 해외출장의 기회를 가졌던 것이 저에겐 무엇보다 큰 힘이 됐고요.”

대농에서 수출입업무 터득
장 대표가 이렇게 도내 최초로 농산물 전문 수출업에 뛰어든 것은 1996년이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홍콩 싱가폴 대만 일본이 그의 주요 공략 대상국이었다. 장 대표는 처음에는 도내 농산물을 위주로 수출하기 시작, 터전이 잡히고 사업이 신장되자 수출품목의 범위를 국내 농산물로 넓히고 있는데 현재 도내 및 국내 농산물의 수출비중이 50대 50으로까지 이르고 있다.

“지난해 국산 사과를 대만에 수출했는데 국내 농산물 수출업체중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저희 회사가 취급하는 수출품목은 사과 배 복숭아 단감 감귤 등 대략 5가지에 이릅니다. 대만에서는 사과와 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일본은 제주도산의 밀감정도만 나가고 있어 아쉬움을 느낍니다. 올해 수출규모는 지난해 40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150억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무난히 달성될 것 같습니다. 이제야 농산물 수출입 분야에서 눈을 뜨기 시작한 느낌입니다.”

장 대표는 “농산물을 수출하는 것뿐 아니라 수입도 하고 있다”며 “아직 수출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80%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국내 농산물 수출에 기여한 공로로 경상도 지역의 자치단체 등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지만 정작 충북 지자체들은 둔감한 것 같다고 했다.

“농산물도 개방통해 활로 찾아야”

“경남의 경우 공무원 수준이 충북보다 10년이상 앞서 갑니다. 농민들 의식도 차이가 많고요. 충북 농민들은 자기 마당에서 수출용 농산품이 일단 떠나면 사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지배적인데 반해 경상도 농민들은 ‘리콜’을 통해 언제라도 제품의 신뢰성을 지키려는 노력이 대단합니다.”

장 대표는 “농산물은 수출현지에 맞춰 가격책정(pricing)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등 완전히 국제화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이런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람에 세계 제2의 농산물 수입국가인 일본에 대한 수출시장을 잠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신선도가 생명인 농산물의 특성상 일본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한국의 농산물이 몇 배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럽→일본’ 수출물량이 ‘한국→일본’보다 훨씬 더 많은 사실에서 하루빨리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도 수출입 목표액이 300억원이라는 장 대표는 이런 말을 했다. “농업도 이제 폐쇄주의 내지 국수주의만으로는 활로를 찾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신토불이’라는 구호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저는 이런 구호와 의식 때문에 우리나라 농업의 경쟁력이 오히려 쇠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은 당장 듣기 좋은 말일지 모르지만 언제까지 애국심에 호소하는 구호속에 우리 농업을 방치할 겁니까. 농업도 결국 개방으로 나가야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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