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노총각 언론계 선배의 결혼식장에 제 아내와 간 적이 있습니다. 그 선배의 결혼식장엔 기자와 함께 도내 각 기관의 홍보 담당자들도 많았습니다.

제 아내가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기자와 홍보 담당자들을 귀신 같이 알아맞히는 것을 보고 그 비결을 물었습니다.

제 아내의 비결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고개를 깊숙이 숙이지 않고 악수하거나 뻣뻣하면 십중팔구는 기자라는 것입니다.

사회통념상 기자는 뻣뻣하고 예의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제가 언론사에 처음 입사할 때 수없이 들었던 말 가운데 하나가 “기자는 경찰서장실을 박차고 들어가 책상에 앉은 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기개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6년 동안 이런 행동을 했던 기자는 제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도내에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청주MBC에서 근무하다 YTN으로 옮긴 이정미 기자의 경우 경찰청 출입기자 시절명절 때 경찰들에게 양말을 돌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기자들이 반말을 많이 한다는 것도 잘못된 인식입니다. 도내 기자 중 나이 많은 출입처 직원들에게 반말을 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 것도 취재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반말을 하는 사례가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직장인보다 기자가 공손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취재 대상과 비판적인 긴장 관계를 유지할 경우 일부러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겸손하고 예의바른 기자들이 환영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요즘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기자들은 어느 직장인보다도 예의바른 후배들이 많아 다행스럽습니다. /HCN충북방송 보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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