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물탕의 진미 청주 운천동 제주해물전골

푸짐한 한끼 식사와 함께 술안주로도 일품인 해물탕은 십수년 전 만 해도 내륙에서 접하기 힘든 음식이었다.
해산물 운송기술이 발달하면서 싱싱한 재료로 끓여내는 해물탕이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다.

90년대만 해도 흔치 않은 고급 음식으로 통했지만 전문 음식점이 크게 늘면서 손님들의 입도 까다로워져 특별한 맛이 아니고서는 입소문이 나지 않을 정도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상당수 해물탕 음식점들이 차별화 하지 못하고 ‘그 맛이 그 맛’이 돼 버렸다.

▲ 제주해물전골은 여느집과 달리 딱새우 오분자기 등 제주특산물을 듬뿍 넣어 해물탕을 끓인다. 국물 맛도 일품이어서 시종일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유지한다.
콩나물 등 채소와 갖은 양념으로 국물을 내고 조개류와 생선알, 내장, 꽃게, 새우, 산낙지 등으로 끓여 내는 맛이 식당마다 큰 차이가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난세에 영웅 난다는 말에 비유할 수 있을까.
청주 운천동 무심천변의 ‘제주해물전골’은 확실히 차별화에 성공한 몇 안되는 음식점이다.

간판에서 내세우듯 이 식당의 해물전골은 싱싱한 제주 해산물을 주재료로 채소와 함께 끓여내 시원한 국물 맛을 낸다.

▲ 해물탕의 마무리는 역시 볶아먹는 밥. 참을성이 있다면 고슬고슬한 밥은 동료에게 양보하고 돌냄비에 눌러 붙어 누룽지를 차지해도 좋다.
여느 해물탕집 처럼 다양한 어패류를 사용하지만 다른 점은 좀처럼 보기 힘든 딱새우와 오분자기 등 제주에서 나는 특산물을 듬뿍 사용한다는 것이다.

딱새우는 흔히 볼 수 있는 새우와 달리 몸통이 매우 딱딱한 녀석으로 달콤할 정도로 끓일 수록 깊은 맛을 낸다. 딱새우는 대게처럼 양쪽 끝을 잘라내고 젓가락 등으로 속살만 밀어서 먹는데 그 맛도 일품이다.

오분자기는 전복과 사촌 격으로 모양은 비슷하지만 크기가 작다. 값도 전복 보다 저렴해 제주 현지에서는 찜이나 구이 등으로 부담 없는 술안주로 인기가 높다.

▲ 청주시 운천동 무심천변의 제주해물전골. 흥덕대교에서 운천초등학교 방면으로 100여m만 가면 쉽게 찾을수 있다.
재료도 재료려니와 이 집 해물전골의 백미는 시원한 국물이다.
오래 끓이면 텁텁해지고 조개의 해캄까지 섞여 맛이 변하는 여느 해물탕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맛을 유지한다.

길어지는 술자리에도 중간중간 육수만 보충해주면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을 즐길 수 있다.

해물탕의 마무리는 역시 볶음밥. 전골을 끓인 돌냄비에 노릇노릇 밥이 눌토록 볶아낸 맛이 전골로 배를 채우고도 자꾸 숟가락이 가게 만든다.

참을성 강한 미식가들은 고슬고슬한 밥은 동료에게 양보하고 잠시 기다렸다 볶음밥 누룽지를 차지하기도 한다. <제주해물전골 전화 269-5656, 전골·찜 5만5000원·4만3000원·해물뚝배기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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