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의 남천초교가 급식비 후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학교가 운영편의를 위해 선불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18일 남천초교에 따르면 이 학교 운영위원회는 17일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올해 1학기부터 급식비를 후불로 받기로 했다.

지난 학기까지 이 학교는 다른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해당 월 급식비는 전달 말 스쿨뱅킹을 통해 선불로 받아왔다. 미리받은 급식비로 1개월 급식을 운영한 뒤 그 다음달 15일까지 급식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학교에 나오지 않았거나 급식을 적게 받은 학생에게는 정산을 거쳐 환불 조치된다.

이 처럼 일선 학교들이 급식비 선불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해당 월의 다음달 15일까지로 규정된 법정 급식비 지급시한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급식비를 제때 내지 않는 학생이 적지 않다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었다. 또 보름 정도의 급식비 납부 독촉기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 측에는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남천초교는 이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후불제로 바꾸기로 했다. 어려워진 경제여건을 감안해 학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여유를 주자는 의도다.

후불제 도입에 따라 남천초교는 새학기부터 매월 말일까지 급식을 실시한 뒤 그 다음달 초 급식비를 걷어 급식업체에 대금을 지급하게 된다. 학교 측은 한달여의 급식비 예치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이자수입을 포기해야 할 뿐 아니라 징수기간이 짧아지면서 업무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이 학교 이화숙 교장(61)은 "급식비를 미리 내는 것은 상식에 비춰 불합리하다는 학부모들의 지적이 적지 않았다"면서 "후불제 시행으로 최악의 경우 학교는 급식대금 납부기한을 못 맞출 수도 있겠지만, 학부모들은 좀더 여유있게 급식비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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