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교원 인센티브 강화로 학력신장 이룰 터”
전교조 충북지부 “줄 세우기식 공교육 파행 멈춰야”

 [교과부 일제고사 발표 파장]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충북의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의 일부 과목 학력이 전국 최하위권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교육과학기술부 발표에 따르면 충북은 지난해 10월 실시한 학업성취도평가에서 ‘보통학력 이상’으로 평가된 초·중학생의 비율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이번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는 국어·사회·수학·과학·영어 등 5개 과목으로 치러졌으며 전국적으로 동일시험을 쳐 그 결과를 지역 교육청별로 공개한 사상 첫 사례다.

전국의 초6, 중3, 고1에 재학 중인 학생 196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학력수준을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3단계로 나눠 지역교육청별로 각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의 비율만 발표했다. 학생들 개인에겐 우수와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과 기초학력 미달 등 4등급으로 나눈 성적표가 통보됐다.

충북지역 초교 6년 ‘최하위’
문제가 된 충북지역 초등 6년의 경우 국어(76.8%)와 영어(74.7%)는 15위, 사회(63.5%), 수학(77.1%), 과학(80.6%)은 전국 최하위인 16위에 머물렀다. 중학교 3학년의 경우 국어(54.0%)와 수학(44.7%)은 최하위, 사회(55.5%)는 13위, 영어(56.4%)는 충남과 공동14위, 과학(53.5%)은 12위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고교 1학년의 학력은 최하위를 면했다. 국어의 경우 75.8%을 기록해 서울·인천·대전·전남·경남보다 높았고 사회(45.2%)는 9위, 수학(59.4%)8위, 과학(61.7%), 영어(66.0%)는 각각 8위를 기록해 중위권 수준으로 분석됐다. 도내 지역교육청별 학력수준에선 현격한 도농격차를 드러냈다. 초교 6년 영어의 경우 청주는 80.9%, 충주는 74.0%인 반면 단양(58.2%), 음성(59.2%), 보은(63.4%), 괴산(64.6%)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중3 수학의 경우도 청주는 49.6%, 제천은 47.2%인 반면 괴산( 28.0%), 영동(33.6%)에 불과했다. 수학의 경우 기초학력미달학생 비율이 영동·옥천·진천은 10%인 반면 청주·충주·제천 등은 5∼6%대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교조 충북지부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초등학교에서는 대체로 모든 과목에서 미달학생이 많은 편(국어, 영어 최하위, 사회, 수학, 과학 하위권)이지만, 중학교에서는 조금 더 미달학생이 적어지고(최하위 과목 없음. 중하위권), 오히려 고등학교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모든 과목 중상위권)”고 설명했다.

▲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충북의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의 일부 과목 학력이 전국 최하위권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충북도 교육청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원 평가때 학력 신장 제고를 우선순위로 놓겠다”고 발표했다.
김명희 정책실장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점점 학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데이터임에도 학력신장을 위해 연합고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리로만 대치되는 것은 ‘억지춘향’식이다”고 비판했다.

연합고사 부활 재점화
이번 발표로 충북지역에서는 도교육청과 교원단체인 전교조 충북지부와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충북도 교육청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지역 학생들의 학력신장 제고를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 도교육청은 “국가 수준의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성적에 미반영함으로써 학생과 학부모의 학업 성취도 평가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며 “결손 가정,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 저소득층 가정 등 소외계층 자녀의 비율이 높은 지역이 상대적으로 성적이 저조했다”고 평가했다.

또 “농촌 지역 교원의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하여 부진 학생에 대한 집중적인 지도 및 관리가 부족했으며 이는 기초 학력 책임 지도를 위한 단위학교 교장·교감 및 담임교사의 책무 소홀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학습 부진 학생 제로(Zero)화를 위한 교원들의 책무성 강화를 내걸었다. 먼저 고입전형 선발고사를 실시하고 지역 교육청 및 학교 경영평가를 통해 관리자 평가에 나선다. 이후 맞춤식 방과후 학교및 교원 인사 제도를 개선해 학력제고에 따른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평준화, 서열화 입장차 벌어져
반면 전교조의 입장은 교과부가 진단평가나 성취도 평가를 교육적 목적이 아닌 비교육적 성적 경쟁의 일환으로 몰아간다면 일제고사에 대한 투쟁을 계속 벌인다는 것. 전교조 충북지부는 “이번 평가는 수업단계간의 체계적인 난이도 구성이나, 평가문항의 타당성에 대한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기초학력과 기초학력 미달의 수치를 들었다”며 “이 모든 것을 평준화 정책의 폐해였다고 논하는 것은 서열경쟁교육, 귀족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교육정책 입안자들의 짜 맞추기식 결론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이어 고입 연합고사 실시에 대해 “특별· 광역시 중에서 유일하게 연합고사를 보지 않는 부산지역에서 학력미달의 학생이 가장 적다는 것은 어찌 설명할 것이냐”며 “시험을 보지 않는 것이 학력 증진에 오히려 순기능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학업성취도평가결과 전체 학생의 6.6%가 기초학력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3의 경우는 예상을 뒤엎고 서울지역의 기초학력 미달자 수가 가장 많아 학력 편차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했다. 서울 지역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2.8%이며, 가장 낮은 지역은 울산으로 6.3%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일반계고교 1학년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가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는 16일 ‘2008년도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및 기초학력 미달학생 해소 방안’을 발표하고 “학력이 하향 평준화되고 학교 간 서열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학업성취도 평가는 각 학교별 현황이 어떠한지 파악하기 위한 첫 단추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난 1200개교를 선정해 학력을 끌어올리는데 지원을 집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역·학교간 경쟁을 통해 학력을 평준화 시키겠다는 교과부의 논리가 서열화를 잠재울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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