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 난 경마장 망령
강태재 충북시민단체 연대회의 대표
상태바
되살아 난 경마장 망령
강태재 충북시민단체 연대회의 대표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2.18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초·중·고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두고 다양한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농촌지역인 임실군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전국 최고를 기록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임실군 모든 초등학교가 날마다 오후 6시까지 방과 후 학교와 보육교실을 운영하면서 개별지도에 힘쓰고, 농촌지역학교에서 취약한 영어교육 강화를 위해 영어체험학습센터를 개설하는 등 학교단위 노력의 결과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방과 후 학교'에 방점을 찍는 교과부 분석 외에도 학급당 평균학생수(13.3명)가 전국평균(29.2명)에 비해 크게 낮아 개별지도가 높은 성과로 이어졌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또한 임실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이용해 도시에서 유학 오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운영하는 '도·농 교환학교' 프로그램도 이번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임실교육청은 풀이하고 있더군요. 매년 서울 강남 등 도시 지역에서 온 초등학생 50여명이 1년간 임실에서 공부하다가 가는데, 이들에게서 긍정적인 자극을 받아 학습의욕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문제는 초등학교 이후입니다. 임실군의 중학생 학업성취도는 영 딴판이거든요. 중학교에서의 보충지도의 한계와 열악한 사교육 여건이 낮은 성취도를 보인다는 것이죠.

결국은 교육환경, 학습여건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보도된 바에 의하면 충청북도는 청원군과 함께 경마장을 유치한다는 겁니다. 한때 청원군이 화상경마장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일이 있었고, 청주시내에 화상경마장을 개설하겠다는 사업자가 있어, 지역의 모든 시민민중단체, 민간사회단체가 연대해서 반대투쟁을 벌인 바 있습니다. 아마도 고속철도 유치나 행정수도 유치와 같은 지역현안 외에 성향을 달리하는 지역 내 모든 단체들이 한목소리로 대응한 사례가 경마장 반대, 즉 도박장 개설 반대가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고장은 용두사지철당간 명문에서 보듯 일찍부터 교육의 고장이었고, 조선시대 삼남제일의 향교와 서원을 중심으로 한 기호학맥의 뿌리였으며, 청풍명월 선비정신의 고장이라는 전통을 간직한 곳입니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기풍은 연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장에 도박장이라니요!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화상경마장이든 경마공원이든 간에, 그곳을 주로 출입하며 도박에 빠져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주말에 쾌적한 경마공원을 찾아 오락을 즐기는 중산층 가족입니까 천만에요. 가까운 대전의 화상경마장이나 경마장, 경륜장 등 어디든 가보면 금세 답이 나올 것입니다. 길게 말할 게 무에 있습니까. 오죽했으면 제천·단양출신 송광호 국회의원이 도박으로부터 지역구민들을 보호하려고 가까운 정선카지노 출입 제한을 추진하겠습니까.

경마장을 유치하면 지자체에 상당한 돈이 떨어지는 줄 압니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지역주민이 치러야 됩니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의 본보기입니다. 경마장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범죄, 교통 등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청풍명월 선비정신 교육도시' 이미지를 흐려 정작 바람직한 투자유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잘사는 충북 행복한 도민'을 표방한 도정지표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자치단체마다 투자유치에 올인하는 충정을 모르지 않으나 도박 산업은 아닙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