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사건과 언론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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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사건과 언론의 정의
  • 강수천 시민기자
  • 승인 2003.09.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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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 오웅진신부 첫 심리를 다녀와서>

(하니리포터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9월1일 드디어 꽃동네 오웅진신부의 1차심리가 청주지법 충주지원 1호법정에서 충주지원장인 '우광택'판사의 심리로 열렸다.

피고는 횡령혐의와 태극광산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혐의로 기소된 오웅진신부와 광산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혐의로 일괄기소된 윤시몬수녀, 신상현수사, 박근현 저투위 집행위원장, 염우 충북환경연합 사무처장등 다섯명이었다.

워낙 방대한 검찰측의 기소내용으로 인하여 3시간여에 걸친 1차심리는 검찰의 피고인심문만으로 마치게 되었다. 변호인들의 반대심문은 9월22일 오후2시에 있을 2차심리로 연기되고 말았다.

검찰측의 기소내용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오웅진신부가 가족들에게 농경지를 제공하여 사적이익을 꾀하도록 하였으며, 후원금을 꽃동네가 아닌 다른 복지시설과 다른성당등을 돕는데 사용하였고, 시설에서 근무하지도 않는 수도자들을 근무하는것처럼 속여 국고를 타내는 등 횡령을 하였다는 내용이며,
두번째는 태화광업의 적법한 광산개발을 저투위 및 환경연합과 함께 물리력으로 막고 거짓선전물을 뿌렸으며, 인터넷을 통해 허위사실등을 유포하여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를 하였다는 내용이다.

사건의 발단이 태화광업의 꽃동네 및 저투위 관계자들에 대한 진정과 고소에서 비롯되었으나 두 사건은 너무도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우선 최종적인 선고에서 횡령혐의가 인정될 경우 꽃동네 오웅진신부는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될 것이다. 반면 횡령혐의가 무죄로 판결날 경우 이미 오웅진신부를 파렴치범으로 몰아세운 언론들은 사상 최대의 스캔들을 일으킨 주범으로 남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태화광업에 대한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된 부분은 유죄건 무죄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공익에 위배하는 환경파괴기업에 대한 환경운동이 유죄로 인정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 죄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미 금없는 금광으로 전문가들에 의해 드러난 태극광산에 대한 마을주민과 꽃동네의 반대운동은 그것이 설사 유죄판결을 받는다고 해도 도덕적인 지탄을 받을 문제는 아닌것이다.

그런데.. 언론이 개입되면서 이 사건들은 궤적이 달라지고 말았다.

우선 일요신문과 오마이뉴스는 지난 2002년 6월을 전후하여 "꽃동네 오웅진신부가 금광을 탈취하려 한다"는 기사를 내놓은 바 있다. 명백히 엄청난 천연자원인 지하수를 쏟아내어 지하수고갈, 폐광에 의한 지하수오염, 광산굴착으로 인한 생활의 불편등을 야기하는데다가 전문가들의 조사결과 경제성이 없는 "금없는 금광"으로 드러난 400만평 규모의 광산개발계획에 대하여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하는 주민들과 꽃동네, 그리고 환경운동연합의 정당한 환경운동이 어떻게 해서 "오웅진신부의 금광탈취"로 둔갑을 하게 되었는지는 거의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광산업자의 차남 KBS 김모기자의 책자에서 비롯되었음을 이미 밝힌 바 있었다.

일요신문은 그렇다 쳐도 사회적 약자의 편을 자처해 왔던 오마이뉴스마저 순박한 농민들과 불우한 우리의 이웃인 꽃동네가족들의 환경운동을 "금광탈취수순"으로 매도한 것은 언론으로서의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때의 선입견이 그대로 올해를 강타한 꽃동네사건에 대해서도 편향된 시각으로 작용하였다는 사실이다.

오마이뉴스는 2003년 1월21일 이래로 60여건의 꽃동네 관련 기사를 쏟아내었고, 그중 반 이상이 메인화면의 탑기사(종이신문으로 치면 1면 탑기사)로 장식되었다. 이 과정에서 태극광산의 고소고발로 시작된 "무고"일수도 있는 사건은 이미 독자들에게 "사실"로 받아들여졌으며, 인터넷 언론의 특성상 독자들 사이에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온 꽃동네 관련 유언비어들로 오마이뉴스 편집국의 의견(꽃동네에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란다는)과는 달리 꽃동네라는 불우한 이웃들의 천국은 막대한 피해를 입고 말았던 것이다.

또한 MBC의 PD수첩은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편승하여 멀쩡히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는 꽃동네에 "잠입취재"를 감행함으로써 꽃동네에 대한 악성여론 조작에 쐬기를 박고 말았다. 특히 광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비용’ 모금을 위해 오웅진신부가 기도회에서 불러준 계좌번호를 앞뒤맥락을 잘라내고 무슨 헌금강요처럼 보이게 화면처리 한 부분은 꽃동네에 결정적인 타격을 준 계기로 작용하고 말았다.

한 편 오마이뉴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검찰의 무차별적인 "피의사실 공표"행위를 그대로 받아적으며 "검찰의 입"노릇을 마다하지 않았고, 결국 독자들과의 감정싸움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첫 심리가 진행된 9월1일. 정작 그렇게 엄청난 관심을 쏟으며 보도의 폭격을 가했던 오마이뉴스는 아직까지도 첫 심리에 대한 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있으며 심리 하루전인 8월말일 전격적으로 "꽃동네미스테리"섹션을 화면에서 감추는 추태를 보여주었다.

오마이뉴스의 이러한 행동은 분명 책임있는 언론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검찰의 기소까지 온갖 기사들을 동원해가며 꽃동네에 대한 비난여론을 사회에 들끓게 한 장본인으로서 재판과정이 아무리 길어지더라도 끝까지 같은 비중으로 보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건 유리하건 말이다. 그런데 아무런 공지도 없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가?

첫 심리에서 새로이 밝혀진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1. 땅문제

[검찰측 주장] 오신부 동생 명의로 사들인 땅이 개인의 사적 용도로 사용되었으며, 학교와는 상관없는 곳에도 땅이 있고, 이는 오신부의 횡령과 사기혐의라는 부분

[꽃동네측 주장] 학교부지 구입과정에서 문중땅의 경우는 '대토'를 마련해주어야 했으므로 학교부지 이외의 지역에 있는 땅을 대신 사놓았으며, 이러한 농경지들을 오충진씨과 관리해주고 대신 농사를 지어주었으므로 오히려 뿔뿔이 흩어진 땅들을 관리해준 동생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또한 오충진씨는 휴경지인 이 땅들에 농사를 짓고 그 임대료를 꽃동네에 주었다.

2. 청주교구에 준 돈문제

[검찰측 주장] 후원금을 꽃동네가 아닌 청주교구에 사용한것은 천주교신자들로만 구성되지 않은 회원들을 무시한 처사이며 횡령이다.

[꽃동네측 주장] 청주교구유지재단인 꽃동네에 청주교구가 15년간 해준 행정업무 등에 대한 댓가였다

3. 인천교구에 준 돈문제

[검찰측 주장] 후원금을 꽃동네가 아닌 인천교구에 사용한것은 천주교신자들로만 구성되지 않은 회원들을 무시한 처사이며 횡령이다.

[꽃동네측 주장] 인천교구 순교자현양회에 기증한 돈은 수도원의 특성상 수도자들에게 나오는 급여를 관리하던 수도회의 회계에서 나온 돈이며 이는 당연히 수도회의 돈이므로 교회에 사용할 수 있다.

4. 근무하지도 않은 수도자를 근무하는것 처럼 속여 국고를 가로챘다는 문제

[검찰측 주장] 근무하지도 않은 사람을 근무하는것 처럼 속인것은 명백히 사기이다.

[꽃동네측 주장] 근무하지 않은 수도자는 없으며 이는 오히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종합행정실 체계에서 비롯된 오해이다.

이 과정에서 한 검사가 갑자기 끼어들어 "남는 수도자들을 학교에 보내고 허위기재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쳤고 오웅진신부는 "꽃동네에는 남는 사람이 있을수가 없다"고 대답하여 방청석에 웃음이 터지기도 하였다.

5. 태극광산에 대한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문제

사건의 본질이 아닌 환경분쟁사안에 대해 50%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여 검사가 심문을 하였으며 오웅진신부등 다섯 피고인은 대부분의 사안에 대하여 부정,긍정의 답변을 하였고 무엇보다 '공익에 위배되는 환경분쟁이 죄가 될 수 있는 현실'을 개탄하였다. 이 과정에서..

[검찰측 주장] 정치인을 로비한적이 있지 않느냐?

[꽃동네측 주장] 로비라니 무슨 말이냐 누구에게 어떤 로비를 했다는 것인지 밝혀주기 바란다.

라는 공방이 오갔다.

한편 윤시몬수녀에 대한 심문중 "KBS 보도국 윗선의 압력"과 관련하여 검찰이 계속 다그치자 윤시몬수녀는 누구인지 알려줄 수 있지만 그사람의 신변을 법정에서 책임져주기로 약속한다면 알려주겠다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였다.

당시 KBS뉴스에서 마을의 환경분쟁을 취재하러 와서 열심히 찍고 인터뷰를 하고 갔으며 당시 '이렇게 큰 환경사안은 중앙뉴스 2분정도는 될것'이라고 말하였으나 정작 보도되지는 않았다. 한편 이러한 일이 두번 있었는데 윤수녀가 계속하여 전화로 왜 보도가 나오지 않느냐고 묻자 하루이틀 미루던 담당기자(?)로부터 '수녀님 위에서 보도를 못하게 합니다'라고 하더란다. 당시 KBS의 보도국에 근무하였다던 광산업자의 아들과의 연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며 이는 엄청난 사안이다.

또한 정치실세가 광산업자를 돕고 있다는 대목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조심스럽게 꺼내기도 하였다.

6월21일경 작은 시골마을에 전경차들이 배치되고 광산의 굴착이 시작되었는데 마침 서울에 올라가는 길이었던 윤시몬수녀가 이 이야기를 전해듣고 '태극광산을 비호하는 정치권 실세'로 주민들 사이에 오해받고 있던 한화갑 의원을 찾아가 "저 작은 시골마을에 전경들을 배치하여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목포상고 출신으로 광산업자와 같은학교 출신인 한화갑의원이 도움을 주는것 아니냐"고 따졌더니 한의원이 "수녀님, 저는 목포상고가 아니에요 목포고입니다. 그리고 제가 왜 광산업자를 돕겠어요"라고 하며 경찰쪽 고위공직자와 통화를 하더라고 한다. 한참을 통화하고 나서 한의원은 "수녀님, 저보다 더 센사람이 돕고 있는가 봅니다"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맹동주민들은 당시 대통령이었던 목포상고출신 김대중씨의 수석중 한 사람이었던 역시 목포상고출신 '임모'수석과 그의 동생을 광산업자의 뒤를 봐주는 정치권 실세로 지목하고 있다.


이렇게 첫 심리는 검찰측의 피고인심문과정만으로 끝나게 되었고, 변호인의 반대심문은 다음심리인 9월22일 월요일 오후 2시로 연기되었다. 그러나 첫 심리를 통하여 태화광업의 무리한 광산추진과정에 정치권 실세가 개입되었는지 여부, 진짜 피해자인 순박한 농민들과 꽃동네가 가해자로 둔갑하게 된 경위등을 파헤쳐야만 한다는 숙제를 언론들은 떠안게 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을 여론화시킨 오마이뉴스는 이러한 심리과정을 상세하게 보도할 의무가 있음은 물론 새로이 밝혀지고 있는 광산업자 관련 사실들에 대한 심층취재를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취재중 만난 마을주민의 억울한 하소연을 들어보자.

"나는 당시 이장이었지. 그런데 광산업자가 우리들을 고소했어요. 그래서 재산들을 모두 가압류당한 상황이여.. 우리 농민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우리의 환경권을 찾는 것에 훼방을 놓는지 모르겠어. 더구나 우리 농민들을 도와주었고, 온나라의 불쌍한 사람들을 먹여살리는 좋은일을 한 신부님은 왜 또 이상하게 얽어놓았나 모르겠어. 너무 억울하고 분통터져서 오늘 신부님 공판이 있다길래 가는길이야.."

순박한 농민들과 꽃동네라는 아름다운 마을이 지역공동체를 파괴하려는 광산업자를 막아내려다가 오히려 가해자로 몰린 이상한 사건이 이대로 묻혀서는 안될 것이다. 더구나 그동안 언론들이 파렴치범으로 몰아세운 이 사건의 중심인물인 꽃동네 오웅진신부의 재판과정은 하나도 빠짐없이 언론들에 의해 조명되어야 할 것이다. 그게 꽃동네를 다시 바로세우는 일이며 또한 언론을 정의롭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끝

[아래는 공판중 한 검사의 태도를 보며 느낀 부분입니다]

검찰은 민중의 지팡이인가 민중의 몽둥이인가

이 날 재판과정에서 검찰측에는 사건 담당자인 김영준 검사와 유재영 검사가 심문을 진행하였다. 김영준 검사가 주로 심문을 하였으며 유재영 검사는 모두발언을 하였고, 중간중간 유재영 검사가 추가질문을 하겠다며 끼어들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유재영 검사가 발언한 몇 건은 도저히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납득이 가지 않기에 이렇게 소개할까 한다.

1. 오웅진신부에 대한 피고인심문 과정에서

김영준 검사가 오웅진신부에 대한 심문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유재영 검사가 마이크를 잡고 소리쳤다. “피고 지금 연설하는 자리가 아니니 간단하게 답변하시오” 그러자 변호인이 나섰다. “검사님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피고에게 무슨말씀이십니까”

2. 역시 오신부에 대한 심문과정에서

갑자기 유재영 검사가 끼어들어 이렇게 말하였다. “그러니까 남는 수도자들을 후원금으로 학교에 보내주고....” 그러자 오웅진신부는 “꽃동네에는 남는 사람이 있을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해 방청석에서는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3. 역시 오신부에 대한 심문과정에서

심문중 유재영 검사가 끼어들며 “정치인들에게 로비하신거 있지요?”라고 물었고, 오신부가 어이없어 하며 그런적 없다는 식의 답변을 하자 유재영 검사는 “차라리 대답을 하지 말아요”하며 비웃음을 웃었다.

4. 윤시몬수녀, 신상현수사, 박근현 저투위집행위원장에 대한 심문과정에서

심문에 대한 답변중 갑자기 유재영 검사가 한마디 하였다. “피고인들 정신차리고 대답하세요” 방청객들의 어이없어 하는 탄식이 이어졌다.

5. 역시 세사람에 대한 심문과정에서

광산에 대한 업무방해에 대하여 나름대로 성실히 답변하는 세사람이 부인하는 말을 하자 유재영 검사가 거짓말을 하면 손해를 볼것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였고 결국 재판장에 의해 “검사는 피고인의 정당한 권리행사인 진술거부에 뭐라고 하지 마시오”라며 제지를 받고 말았다.

이 외에도 유재영 검사의 태도는 80년대 공안검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피고인들과 방청객들로 하여금 참기힘든 모멸감을 느끼게 하였다. 검찰은 증거로써 말하면 되는 것이다. 광산업자에 대한 지나치게 편파적인 발언과 막말로 유재영 검사는 자신의 명예를 실추하였음은 물론 검사로서의 자질에도 의심을 받게 된 것이다. 검사는 국민의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다. 신성한 재판정에서 국민을 깔보는 듯한 태도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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