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타임즈가 3회에 걸쳐 기획 보도한 '겉도는 교복 공동구매' 기사는 시의적절하게 교복문제를 잘 짚어내었습니다. 요즘같이 어려운 살림에서 어른 양복값을 능가하는 비싼 교복은 일반 서민가정에 큰 부담입니다.

마침 충북도교육청이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교복공동구매 학교에 학교평가 가산점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내놨고, 교복착용시기도 학교장 재량에 따라 3월초에서 4~5월까지 여유있게 조처했을 뿐만 아니라, 독지가의 교복 후원이라든지 재활용 등 가계부담 경감을 꾀한 것은 퍽 바람직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겉도는 교복 공동구매'라는 기사가 말해주듯 교복 공동구매는 그리 녹록지 않은 일입니다. 거대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이 지방중소업체의 교복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신문에 보도된 것처럼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어린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마음을 흔들어 소위 '메이커 교복'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중소업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입니다.

매년 값을 인상하여 가계 부담을 지우는 것도 문제지만, 고약한 것은 일선 학교가 학부모로 구성된 교복공동구매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공동구매를 실시하면 입찰방해나 헐값판매 등으로 방해함으로써 지방중소업체의 설자리를 없애고 대기업들이 독식하려는 것입니다.

더욱 고약한 짓은 변형교복 꼼수입니다. 이것은 사회적인 문제이고 불법 변형된 교복은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며 교육당국과 학교의 권위를 무시한 행태로 엄연한 불법임과 동시에 교복값을 올리는 하나의 상술이라는 학사모의 주장 그대롭니다.

최근 한 TV에서는 교복문제를 다루면서 착용한 지 2~3개월이면 교복(하의)이 닳아서 누비거나 새로 사 입어야 하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학생복지가 불량한 것이 아니라 너무 고급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 방송을 보고, 다시 알아 본 바로는 상의는 모혼방비율이 8020이고 하의는 6040이라고 합니다. 순모가 많이 들어갈수록 쉽게 닳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3년간 입을 수 있으려면 혼방비율을 5050 이하로 낮추면 된다는데, 왜 고급복지를 고집할까요.

그러면 이러한 원인을 다 알면서 왜, 대응을 못하느냐는 겁니다. 제도의 문제입니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입찰과정에서부터 애프터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말썽소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학부모들 간에 의견이 다르고 업체간의 이해가 걸리다보니 공연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말려들기 싫은 겁니다. 한마디로 귀찮은 일입니다.

그러나 성공사례도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교복착용의 모범사례로 알려진 청원군 소재 '현도정보고등학교'는 학교측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상시 교복착용과 공동구매를 꾸준히 실행해 왔습니다. 학교·학부모·교복업체가 정보를 공유하면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신입생 예비소집 때를 맞춰 공동구매를 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사후조치와 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감으로써 만족도를 높였던 것입니다.

결국은 '학교의 의지!'입니다. 그러니 일선 학교가 소신을 갖고 추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 주어야 합니다. 가급적 말썽의 소지를 제거하고 일선학교를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교육당국과 학부모단체, 시민단체는 물론 경제특별도를 지향하는 충북도 당국과 지역언론의 관심과 배려도 따라주면 더욱 힘을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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