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법원사거리 신미만두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과거에 집착한다고 하던가? 가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릴 적 추억의 장소들이 새삼 떠오를 때가 있다. 청주 토박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그 시절의 맛집도 추억의 이야깃거리다.

이런저런 생각에 미소를 머금고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청주시 상당구 구법원 사거리에 위치한 '신미만두' 앞에 서 있다.

들어가서 '볶음만두'와 '물만두'를 시켰다. 볶음만두는 기름을 쏙 뺀 만두로 생각하면 큰일난다. 이 만두는 기름이 잔뜩 묻어있는 것처럼 미끌미끌하다. 요즘 대세인 웰빙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그런데 대단히 맛있다. 중화요리집에서 요리시키면 서비스로 나오는 군만두와 겉모습은 비슷한데, 씹히는 맛과 만두소의 정체모를 친근한 맛이 입안에 가득해진다. 먹고나면 느끼하다. 만두에서는 기름이 뚝뚝 떨어지고, 느끼하지만  이 맛이 신미만두의 제맛이다.

물만두는 쉽게말해 만둣국이라고 할 수 있다. 물만두는 볶음만두보다 더 만두피가 얇고, 만두소가 부드럽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1976년산 영업허가증이 오래전부터 이 곳에서 만두를 팔고 있었음을 증명한다. 신미만두에는 이목을 끌만한 간판도, 인테리어도 없다. 옛날 시골의 자장면집 같은 외관과 내부모습은 자못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탁자도 4개가 전부다.

깔끔한 맛이라기 보다는 정겨운 맛, 만두하나 먹으면 요즘의 '소고기'를 먹는 것과 같은 포만감을 느끼는 시절의 맛이 심장에 와닿는다.

아마 이 집은 마니아들이 새로운 단골들을 만드는 것 같다. 어릴 적에 먹던 추억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것 아닐까.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다. 과연 이집 볶음만두가 요즘 아이들 입맛에 맞을지 궁금했다. 주문한 1인분어치를 받아들고 식당을 나섰다. 모든 메뉴 5000원.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약사신협 옆에 있다. (043-253-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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