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배 개입… 고이율 불법사채 기승
갈취·협박 시달리다 3년만에 신고도…

최근 경제가 어려운 틈을 타 신용불량자 등에대한 폭력배들의 고이율 불법사채가 기승을 부리는가 하면 폭력배를 동원해 골프장 부지 매입시 주민들과의 마찰을 없애 주겠다고 말한 뒤 훈련비 등의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돈을 빼앗은 일당이 검거되는 등 조직폭력배의 갈취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돈빌린 아내때문에 남편 중상
빌린돈 500만원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무자의 남편을 불러내 전신을 폭행한 최모씨(청주시 흥덕구 봉명동·46)가 지난 25일 충북 경찰청 기수대에 검거됐다.

사기로 지명수배중에 무등록 대부업을 하던 최씨는 지난 7월 23일 청주 봉명동에 있는 모 카페로 자신에게 돈을 빌린 이모씨(52)의 남편을 불러내 “당장 돈을 내놓지 않으면 마누라(처)를 사창가에 팔아 넘기겠다”며 협박한 뒤 돈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신을 수십회 폭행, 늑골 골절상 등 8주진단의 중상을 입힌 혐의다.

같은날 영동의 한 유흥주점에서는 술을마신 후 그 대금을 요구하는 주인에게 폭력배의 두목이라며 협박, 수차례에 걸쳐 200만원의 술을 공짜로 마신 정모씨(52)가 상습공갈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되기도 했다.

“애들 동원해 주겠다” 돈 뜯어
지난 27일 경찰은 ‘골프장 부지를 매입하려면 주민들과 마찰이 있을 것’이라며 폭력배를 동원해 이를 막아주겠다고 약속 한 후 이를 미끼로 돈을 뜯어낸 최모씨(38)에대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2001년 4월 청원군 내수에 있는 한 유로낚시터에서 ‘00건설 K모사장이 골프장을 건축허려고 하는데 부지를 매입하려면 주민과의 마찰이 예상되 이를 대비해 폭력배들이 필요할 것 같다’는 말을 서모씨(청주시 상당구 우암동·42)로부 부터 듣고 다가와 ‘당연하다. 건설업을 하다보면 다른 회사의 경쟁과 수금등에 있어 깡패없이는 사업 못한다. 시내 조직애들을 내가 많이 알고 있는데 애들을 동원해 일을 처리해 줄테니 K사장을 소개시켜 달라’고 해 사업이 사작되면 골프장 사업주를 서씨로 부터 소개받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사업자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골프장 건설을 할 수 없게 되자 최씨등은 서씨의 돈이라도 뜯어내기로 마음먹고, 같은해 8월 청주 서문동 한 호텔에서 서씨를 만나 ‘골프장에 투입(?)시키려고 애들 운동도 시키고 밥과 옷도 사주는 등 경비가 많이 지출되었는데 그 돈을 줘야 할 것 아니냐’며 본색을 드러냈다.

옆에서 바람을 잡던 조모씨 등 3명도 ‘1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우리가 나선다’는 등 겁을 주었다. 그들의 황당한 말에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없던 서씨는 ‘그냥 사업 시작하면 소개를 시켜주기로만 했지 언제내가 운동을 시키라고 했나. 난 그런부탁을 한 것이 없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때부터 서씨의 수난은 시작됐다.

최씨일당은 수 차례 전화를 걸어 ‘경비를 안주면 가족을 몰살시키겠다’는 등의 갖은 욕설과 협박을 해 어쩔수 없이 200만원을 주었다.
“사실 기가 막혔지만 그의 팔과 등에 있는 문신과 말투를 보면 진짜 깡패같아 보여 제 처자식에게 보복할까봐 두려워 돈 200만원 없는셈치고 한번 붙여준 겁니다. 그때당시 돈을 붙여주면서 ‘말 실수한 내가 잘못했다. 이걸로 끝내라’고 까지 했거든요”

그러나 한달 가량 지난 후 또다시 나타난 이들은 경비명목’으로 돈을 200만원 뜯어갔고, ‘나머지 돈은 언제 줄 거냐. 애들 풀어서 시보리(보복)할테니 알아서 하라’는 등 괴롭혀 다시 300만원을 빼앗았다.

또다시 시달릴까 뒤늦은  신고
“그후부터 휴대폰 번호도 바꾸고 사업부도로 인해 재산을 탕진해 집을 나와 전국을 떠돌아 다니며 노동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청주에 돌아와서도 최씨가 겁나 피해다녔다는 그는 올 5월에 청주 운천동에 있는 한 여관에서 최씨와 다시 마주치게 된다.

“순간 당황했습니다. 그가 나를 알아보고 ‘그동안 어디있었어 술좀 사봐’라고 해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꾹 참고 피했습니다”
최씨에게 총 700만원을 뜯긴 서씨는 당시 너무 억울해 경찰 신고를 여러번 생각했다. 그러나 그때쯤 운송사업이 부도가 나 재산을 탕진했고 최씨의 협박에 못이겨 청주를 떠나있는 처지에 용기가나지 않았다. 가족에게 피해가 갈까봐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최씨를 본 그는 또다시 그에게 시달릴까봐 고민하던중 마침내 용기를 냈다.

지난 26일 청주 운천동의 한 여관에서 최씨를 검거해 범행일체를 자백 받은 경찰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

경찰 관계자는 “최근 조직폭력배를 위시하거나 이를 조정해 폭력을 행사하고 갈취를 하는 사건이 연일 계속되고 있어 이의 검거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보복등이 두려워 신고를 기피해 더 많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다. 이들 갈취폭력배가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제보와 신고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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