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보도 인정, 경찰에 총 6500만원 지급·정정보도 판결

 지난 22일 10시. 청주지방법원 제 1호 법정에서는 2년 넘게 이어진 경찰과 MBC간 소송에 대한 공판이 있었다.

김용찬 재판장은 “피고(MBC)는 원고 신지욱에게 금 800만원, 나머지 원고에게 각300만원씩을 지급하라… (중간생략) 이 판결 확정 후, 최초로 방송되는 시사매거진 2580방송보도 시 이 사건 방송이 될때와 같은크기의 자막으로 정정보도임을 표시한 후 …”라고 판시,MBC에대해 마카오사건 관련경찰(당시 충북경찰청 기수대)에게 총 6500만원 지급할 것과 정정보도를 통해 이사건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알리도록 함으로써 당시 경찰수사가 정당했음이 입증됐다.

충청리뷰 지난 2001년 첫 보도
충청리뷰가 ‘윤락, 그 사슬을 끊고 싶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2001년 1월 27일(165호)첫보도한 마카오 윤락사건은 이후 MBC등에서 후속 보도됐고, 이 사건을 바라보는 언론사들의 시각은 사뭇 달랐다.

본사에서 당시 사건을 취재했던 김진오기자는 취재 후기를 통해 “윤락의 실태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사전지식이 있다고 생각했으며 당시 사건도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여겼다. 그러나 윤락녀를 둘러싼 사채업자의 횡포와 허위진술 사주, 폭력배를 동원한 사건뒤집기 조작, 부채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일부 윤락녀들의 계략 등을 접하며 윤락을 둘러싼 고리사채와 폭력의 고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경찰을 속이고 여성단체와 언론마저 그들의 음모에 이용하려고 하는 모습은 상식을 뛰어넘는 행위였다”고 털어놨다.

취재를 하던중에 진실이 왜곡됐다고 느낀 기자는 한 주동안 보충취재를 통해 진실을 확인했고, 한주가 더 지난후에야 기사를 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당시 경찰내부뿐 아니라 사회내에서도 큰 화재와 충격을 불러온 이 사건은 다시 같은해 3월 25일 MBC시사매거진 2580프로에 ‘마카오로 간 여인들’이란 제목으로 보도가 되면서 MBC와 경찰의 공방이 시작됐고, 명예훼손 소송으로 이어졌다.

‘2580’은 당시 고리사채 때문에 국내 사창가는 물론 해외 마카오까지 팔려다닌 한 여성의 기구한 인생역정을 보도하면서 ‘경찰이 수사는 제대로 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인 이 여인을 성추행에 가까운 몸 수색을 하는 등 오히려 사채업자를 비호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당시 충북경찰청 기동수사대 형사들은 보도가 나간후 MBC홈페이지에 보도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반박의 글을 올렸고, 정정보도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문화방송과 담당기자를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이에 앞서 문제의 마카오 여인은 방송이후 허위사실을 신고한 무고 혐의로 구속되어 같은해 8월 유죄판결을 받아 일단 경찰의 결백을 1차적으로 입증했다. 그러나 MBC는 민사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MBC홈페이지에 항의성 글을 올린 기동수사대 경찰관 4명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4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2년넘게 이어진 법적 공방은 이번 판결이 경찰의 손을 들어줌으로 인해 사실상 MBC의 반소제기가 실효성을 잃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관계자는 “MBC측에서 항소를 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판결이 난 이상 더이상 명분은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검증, 한번더 필요했다”
그 당시 사건에 연루된 경찰들은 MBC보도가 성급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건관련 경찰은 “취재 틀을 짜 놓고 방송하는 느낌이었다”며 “방송이 처음부터 선정적 윤락에만 포커스를 맞췄고, 취재시 경찰이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만 확인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방송에서 경찰의 주장은 무시된 채 사주를 받은 마카오 윤락녀의 뜻대로 방송이 진행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윤락녀가 무고 혐의로 구속되었고, 2001년 4월 24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했지만 경찰측은 중재 불성립(MBC측의 정정 보도 거부)이란 결과만을 통보 받았다.

한편 그 이후에도 MBC측과 보도의 잘못을 인정하는 선에서 비공식적인 합의를 보았으나 결과적으로 MBC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것으로 나타났다.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는데도 선고공판까지 진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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