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예총 신임 회장에 문상욱 씨…‘변화의 바람’ 예고

▲ 문상욱 신임 회장은 오랜 교직생활을 정리하고, 예술단체 수장으로 새 길을 걷게 됐다. / 사진=육성준 기자

“충북예총은 전문예술인단체로서 50년간 충북예술을 선도해왔다. 앞으로도 고품격 예술작품을 통해 도민들에게 예술향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싶다. 그런 만큼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

제21대 충북예총회장에 문상욱 청주예총 부회장(57)이 선출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충북 청주예술의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예총 충북도연합회 회장 선거에는 도내 103명의 대의원 중 100명이 투표에 참가한 가운데 문 후보는 55표를 얻어 45표를 얻은 장남수 현 회장(60)을 제쳤다.

선거 이전부터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고, ‘다윗 대 골리앗’으로 비교되며 관심이 쏠렸다. 결국 장남수 충북예총 회장은 10표차로 3선에 실패해 8년간 활동했던 회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문 신임회장은 충북사진작가협회 소속으로, 사진협회에서는 첫 회장이 나왔다.

문 신임회장은 “예총은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며 “전문예술인단체로서의 새로운 위상을 정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예술단체에서 네거티브 선거를 치르고 싶지 않았다. 내부적인 개혁의 목소리가 표를 얻은 것 같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충북예총 부회장직에는 신임 회장의 추천과 대의원의 동의로 서동형(충주미술), 이종달(국악), 차갑종(음악), 김상훈 씨(미술)가 선출됐다. 또 감사로는 권순갑(음성문인), 이종광씨(연예예술인)가 선임됐다.

비슷한 사업 통합 가능성도
문 신임회장의 임기는 2009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4년이다. 그는 전문예술인 지원 및 충북도의 문화선진도 정책과 맞물린 도립문화예술센터, 도립미술관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시군예총과의 협력관계 구축을 유독 강조했다. 이는 문 신임회장이 청주예총에서 김동연 현 회장 출범과 함께 8년 동안 부회장직을 맡은 이력을 보면 자연스럽게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시군예총간의 통합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 신임회장은 “선거활동을 하면서 시군예총을 돌아다녀보니 소외감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며 “청풍명월예술제와 같은 굵직한 행사 및 국제교류사업에 있어 차별이 아닌 참여하는 형태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청주예총이 한-중국 문화예술교류를 추진한데 이어 충북예총도 한-베트남, 한-내몽고 교류를 벌여왔다. 이 같은 국제교류사업 또한 “주체만 다를 뿐 내용면에서 비슷한 사업이 전개됐다”며 “사업을 통합해 아시아뿐만 아니라 호주, 미국 등 선진국과의 교류로 넓혀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예술가로서 제2의 삶 날개 달다
문 신임회장은 현재 미원공고 수학교사로 재직하고 있지만, 올 8월까지 교직생활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미 이번 선거를 나오기 전인 지난해 4월부터 결심한 사항이다. 교직생활 35년, 사진작가로서의 20여년의 삶을 결단하고, 이제 오롯이 예술가로서 길을 걷게 됐다. 게다가 예술단체 수장이라는 새로운 짐을 얻었다.

충북예총은 1962년 1월 한국예총 충북지부를 공식 발족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조직현황은 진천, 보은, 단양군을 제외한 9개 시·군에 시·군 예총이 있고 장르 별로 10개 협회가 구성돼 있다. 충북예총 소속 예술가들만 약 5000명.

그는 “충북예총은 전문 예술가 집단이라는 게 가장 큰 메리트다. 민예총에 비해 정보력이나 발 빠른 추진이 미약했지만 앞으로 정책과 정보력을 강화해 다시 위상을 높이고 싶다”고 밝힌다. 실제로 충북예총의 지원금이 상대적으로 충북민예총에 비해 몇 년 사이 줄어들었다는 것. 지원금 확보는 곧 전문예술인 창작활동 지원과 밀접한 문제다. 그렇다면 예술단체 수장이 생각하는 전문예술가상은 무엇일까. “전공을 따지기 전에 자기 열정과 열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예술가다. 충북예총은 취미가 아닌 일정 수준에 오른 예술가들의 집단이다.”

문 신임회장은 예술단체는 권력단체가 아니라고 누누이 주장한다. 예술단체가 해야 할 일도 많다고 역설한다. 문화예술교육이 그러한 예이다. “5~6년 전부터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사진수업을 열어왔다. 사회와 벽을 쌓은 이들이 사진을 통해 세상과 소통했을 때 너무나 뿌듯했다.”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순화 한다’는 진리를 읊조리는 그는 올해는 “다문화 가정과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문상욱 신임회장은 충북대 수학교육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청주예총 부회장, 충북사진대전 초대작가,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ABI(American Biographical Institute) 고문을 역임했다. 작가로서는 개인전 2회, 국제미술제 초대전 7회, 국제교류전 4회, 그룹전 120여회의 경력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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