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희 정경부장

올해 들어 보궐선거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언론에서도 여러차례 다룬 탓인지 마치 4월에 보궐선거가 확정된 것 같은 분위기다.

아예 선거판에 뛰어들 태세를 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모 인사는 진천음성괴산증평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해 지인들과 접촉을 시작했다고 한다. 정우택 지사가 선거판에 뛰어들 것이냐도 호사가들의 주요 안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민주당 김종률의원(진천음성괴산증평)은 단국대 이전비리 사건에서 배임수재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1년.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대법원에 이 사건이 계류중이다.

분명히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중이고 최종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세간에서 마치 금방이라도 판결이 나와 4월, 늦어도 10월에 보궐선거가 치러질 것이라는 말이 떠돈다.

언제든지 대법원이 유죄라고 판결하면 김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되고, 보궐선거가 치러질 것이다. 빨리 판결이 나올수도 있고, 2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대법원이 무죄로 판결하면 상황이 반전된다.

그래서 보궐선거가 4월에 치러질 것처럼 말이 확산되는 것은 당사자에게 거의 치명적이다.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 국회의원 면전에서 낙마를 거론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김의원은 최근 일부 신문보도에 대해 크게 분노했으며, 해당기자와 신문사를 고소하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악의적인 보도로 명예가 실추되고, 사실이 왜곡됐다는게 측근의 말이다. 일이 어떻게 하다가 이 지경으로 흘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보궐선거 이야기 가운데 상당수는 정치적인 복선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우택 지사의 출마설이 자꾸 흘러나오는 배경에도 차기 도지사 선거구도와 맞물려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보궐선거 결과가 ‘판세’ 분석에 큰 도움을 줄 것임은 틀림없다. 지난 해 총선이후 표심의 향방이 어떤지 궁금한 정치가들에게 이처럼 좋은 분석자료는 없을테니까.

그렇다면 ‘김종률 흔들기’가 해당지역에 좋은 효과로 이어질까. 각종 지역 민원들을 해결하고, 입법을 해야 할 지역구 국회의원이 흔들리게 되면 그 영향이 해당 지역에도 나쁘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충북도청 공무원들도 지사가 선거에 나가냐, 안나가냐를 두고 바짝 관심을 둔다고 하니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4월이든, 10월이든, 보궐선거가 치러지든, 그렇지 않든 대법원의 판결이 빨리 나와야 자꾸 ‘~된다면’, ‘~라면’식의 가정법으로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 없을 것 같다. 김의원측도 판결이 빨리 나오기를 바란다는 뜻을 변호인에게 밝혔다고 하니 대법원의 조속한 판결이 기대된다.

판결이 나온 다음에 선거 이야기를 하는 것도 늦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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